지난 8월 26일 소망교회에서 제110회 총회를 앞두고 부총회장 후보 정견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정견 발표에 앞선 예배 시간, 나는 증경총회장의 이름으로 설교를 맡게 되었다. 설교를 준비하며 기도하지 않을 때가 있었으랴만은, 어떤 말씀을 전해야 할지, 한국 교회와 교단의 미래를 묵상하는 내내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자꾸 흘러내렸다.
어느 한 교회, 한 교단이 소중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성경적 복음주의, 에큐메니칼 정신, 통전적 중심에 서는 신학’을 표방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PCK) 총회는 한국 교회는 물론 세계 교회 안에서도 매우 중요한 교단이다. 140년 전 언더우드 선교사가 한국 땅에 첫 발을 내디디며 새문안교회를 세우고, 이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를 설립한 이래 그 전통과 유산을 온전히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복음을 전해 준 선교사들은 학교, 병원, 방송국, 복지 재단과 각종 연합 기관들을 PCK 교단에 온전히 맡기고 지금까지도 국제 무대에서 손잡고 세계 교회를 섬겨왔다. 이 정통성과 신학적 정체성을 이어가도록 총회가 개회되면 가장 먼저 총회장을 선출한다. 우리 교단의 총회장은 ‘프레지던트(president)’나 ‘비숍(bishop)’이 아니라 ‘모데라토(moderator)’이다. 다른 교단의 프레지던트나 비숍들이 4년 이상 장기간 교단장을 역임하기도 하기에 우리도 4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모데라토는 교단의 전통과 정체성이라는 바통을 매년 이어가는 사람이다. 최선을 다해 달리고, 그 바통을 떨어뜨리지 않고 다음 이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것이 사명이다.
어느 총회, 어느 총회장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지금은 시대적으로 중차대한 순간이다. 축소 사회, 갈등 사회, 탈종교 사회, 교회 신뢰 하락, 다음 세대 급감, 가나안 교인 증가, 그리고 디지털 AI 시대까지 위기들이 빛의 속도로 몰려오고 있다. 이때 총회장이나 각 부서장, 위원장으로 섬겨야 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난다. 한국 교회는 이미 모 특검 수사로 방송국과 교회가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그때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소서”라는 절규가 저절로 터져 나왔다. 교회의 거룩성이 세상 정부 앞에 짓밟힌 것이다. 그들의 구둣발 밑에 나라도 무릎을 꿇고 금식 기도라도 해야 하나 싶다.
바로 그때 눈물로 기도하다가 “정치는 짧고 하나님의 교회는 영원하다”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게 되었다. 이는 누구를 탓하기 전에 교회가 스스로 거룩함을 지켜야 한다는 뜻이었다. 세상에서도 이미 사라진 매표 행위, 인사와 관련된 돈 봉투, 연금 문제, 재판, 이대위 활동, 감사, 선거의 부정과 부패와 타락… 이런 소문과 의혹에서 벗어나 이제는 깨끗하고 투명해야 한다. 하나님의 사역을 두렵고 떨림으로 위임받아 섬겨야 한다. 1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그것이 권력이라면 그저 쥐꼬리만한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심판의 대상이 아니라 면류관이 되도록, 부끄럽지 않은 섬김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정치는 짧고 하나님의 교회만 영원하다.”
(다음 편에 계속)
류영모 목사
<한소망교회•제 106회 총회장•제 5회 한교총 대표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