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교회 회복의 길, 용서와 사랑에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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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한국교회와 총회에 중요한 시기다. 각 교단이 총회를 열고, 교회의 정체성과 방향을 설정하기 때문이다. 총회는 단순한 행정 절차나 권력의 장이 아닌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며, 시대를 향한 사명을 새롭게 확인하는 자리다. 모든 총대와 교회는 이번 총회가 어떤 모습으로 세워질지 깊은 관심과 기도로 참여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오랜 갈등과 분열, 고통의 시간을 지나며 여전히 깊은 상처와 대립 속에 있다. 코로나19의 여파와 정치·사회적 불안, 세대 간 가치 충돌 속에서 한국교회 역시 흔들리고 있다. 예배와 선교, 공동체성 등 교회의 본질적인 기능이 약화된 지금, 우리는 절체절명의 순간 앞에 서 있다. 이 위기의 시대에 교회가 회복하고 지향해야 할 본질을 알아야 할 때이다. 

본 교단 총회는 이 시대를 향한 복음적 해답으로 “용서, 사랑의 시작입니다”라는 110회기 주제로 제시했다. 진정한 화해와 화목은 용서에서 시작되며 용서는 곧 사랑의 문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 베푸신 사랑은 ‘용서’로 표현되었고,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에서 완성되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가 동시에 성취된 자리이며 인간과 하나님 사이에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진 순간이다.

오늘의 현실은 종종 용서보다 정의와 공정을 앞세운다. 사랑 없는 정의는 냉혹한 판단과 정죄로 이어지고 결국 또 다른 상처와 갈등을 낳는다. 기독교적 용서는 결코 악을 묵인하는 무조건적 포용이 아니다. 십자가의 사랑은 정의 없는 사랑이 아니라 죄의 대가를 감당한 정의 위에 세워진 사랑이다. 이 균형 속에서만 진정한 용서를 배울 수 있다.

교회가 세상에서 신뢰를 잃고 복음의 설득력을 잃어가는 오늘, 회개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만이 회복의 첫걸음이다. 교회 내부의 분열과 다툼, 고소와 분쟁은 교회됨의 본질을 훼손했다. 이대로라면 한국교회는 더 이상 세상을 향해 복음의 빛을 비출 수 없다. 하나님께서는 지금 우리에게 회개와 용서의 삶으로 돌아오라고 부르신다.

십자가는 언제나 반목과 갈등을 넘어 화해와 용서, 사랑으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한다. 교회는 다시 그 십자가 앞에 서야 한다. 하나님께 용서받은 우리가 이제는 ‘용서를 구하는 자리’에서 ‘용서하는 자리’로 나아가야 할 때다. 그 자리에서 진정한 평화와 화해가 꽃피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사명이자, 복음의 본질이다. 동시에 우리 시대와 교회가 함께 감당해야 할 신앙적 실천의 길이다. 하나님의 조건 없는 용서를 경험한 우리는 이제 일상 속에서 그 용서를 삶으로 살아내야 한다. 가정에서, 공동체에서, 교회 안에서 먼저 손을 내밀고 상처를 감싸며 하나님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때,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사명을 회복할 수 있다. 용서는 선택이 아니라 제자의 길이며 하나님 나라를 향한 첫 걸음이다.

총회가 섬김과 기도의 자리로 세워질 때, 한국교회는 ‘용서에서 시작된 사랑’을 세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다. 기도가 사라진 총회는 인간의 계산과 정치적 이해관계로 흐르지만,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총회는 어떤 결정도 교회를 살리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길로 인도한다. 총대 한 사람 한 사람이 말씀과 기도로 준비할 때, 총회는 단순한 회의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거룩한 모임이 될 것이다. 섬김의 리더십, 기도의 영성, 용서에서 시작된 사랑 등 이 세 가지가 총회의 결정과 삶 속에서 살아날 때 교단은 새롭게 세워지고 다음세대에 신앙의 유산을 온전히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총회는 권력의 장이 아니다. 총회는 섬김과 기도의 자리이며 사랑을 시작하는 자리다. 이번 9월, 한국교회가 다시금 용서와 사랑으로 회복되고 기도의 무릎 위에 굳게 서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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