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축시대 세상 읽기] AI와 놀기(1),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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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술래와 노래를 주고받는 ‘여우놀이’가 있다.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잠잔다, 잠꾸러기’, ‘세수한다, 멋쟁이’, ‘옷 입는다, 예쁜이’, ‘밥 먹는다, 무슨 반찬? 개구리 반찬’, ‘살았니? 죽었니?’ 술래가 ‘살았다’ 하면 달아나고, ‘죽었다’ 하면 죽은 척 멈췄다. 뛰어가다 잡히거나, 움직이다 지적당하면 다음 술래가 된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의 노래요, 그리운 놀이다.

생성형 AI와 노는 것도 ‘여우놀이’와 닮았다. 답을 얻을 때까지 차례대로 질문해야 한다. 엉뚱한 대답을 걸러내면서 AI가 알아듣도록 잘 질문하는 것이 요령이다. 예를 들어 서해로 유입되는 원자력 발전소 냉각수의 양과 그 영향을 찾아보았다. 대표적인 생성형 AI인 ChatGPT와 대화했다. 로그인은 하지 않았다.

먼저 ‘냉각수를 서해로 배출하는 원자력 발전소는 어디인가’ 질문했다. 한국의 해안 원전이 한빛, 한울, 고리, 신고리, 월성 다섯 곳이고, ‘한빛원자력발전소’가 냉각수를 서해로 배출하는 유일한 원전이라고 답했다. 한빛 원전의 옛날 명칭, 위치, 운영사, 원자로 개수, 1호기 가동 시작년도 1986년, 인근 서해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한다고 추가했다.

제대로 된 대답일까. 아니다. 서해로 냉각수를 배출하는 원전은 중국에도 있다. 아직 AI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헛똑똑이다. 다시 질문해야 한다. ‘중국의 원자력 발전소 중에서 서해로 냉각수를 배출하는 발전소는 어디인가’ 질문했다. 그러자 엉뚱하게 다야완, 하이양 등 중국 해안 원전은 해수를 냉각수로 사용하지만, 모두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주변에 위치해서 황해 인접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거듭 특정해서 질문했다. 랴오닝성, 산둥성, 장슈성에 위치한 원전을 하나하나 물었다. 그러자 랴오닝성 홍옌허 발전소, 산둥성 하이양 발전소와 스다오완 발전소, 장슈성 천완 발전소 등이 있는데, 스다오완 발전소는 해수를 원자로 직접 냉각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스다오완은 원자로 핵심 냉각계통에 해수 대신 헬륨 가스를 사용하지만 터빈 응축기 등 보조 계통에서 일부 해수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스다오완 발전소를 제외하고 한빛, 홍예허, 하이양, 천완 발전소에서 운영하는 원자로(reactor units) 개수와 바닷물 냉각수 총량을 차례대로 질문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한강의 유량과 비교하라고 질문했다.

최종적으로 ChatGPT는 한빛원전 6기의 원자로는 총 초당 약 217㎥, 중국 원전의 12기 원자로는 총 초당 약 497㎥의 냉각수를 배출해서 팔당댐의 평균 초당 방류량 418㎥의 1.7배이고, 연간 총량은 225억 1천 만 톤이라고 답했다. 냉각수의 양은 일반적인 운영 조건을 기준으로 하고, 실제 수치는 발전소 운영 상태, 해수 유입 조건, 해수 온도, 계절에 따라 변한다며 정확한 유량은 원전 환경영향평가 또는 운영사 자료를 조회하라고 추천했다.

다시 냉각수 배출 시 수온이 얼마나 상승하는지 물었다. ChatGPT는 원전의 해양 냉각수는 최대 섭씨 15도까지 수온 상승을 허용하는데, 보통 섭씨 5~7도 수준에서 운영되며, 대한민국 원전 근해 조사 결과는 원전 배출수의 상승 온도가 여름철 평균 2~4도, 겨울철 4도 이상 된다고 답했다.

‘여우’같은 AI와 ‘놀이’하면서 원전 냉각수가 서해 해수면 온도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짐작해 보았다. 중국이 황해 연안에 10기를 추가로 건설 중인데, 한국의 25기 원자로도 동해와 서해로 데워진 냉각수를 배출하니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 상승에 핑퐁처럼 영향을 주고 받는 셈이다.

변창배 목사 

 전 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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