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교단의 정해진 규례에 따라 만 70세를 맞이하며 장로의 직분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하나님께서 저를 불러주신 지 벌써 51년이 흘렀습니다. 1975년, 고등학교 3학년이던 스무 살에 목포 낙원교회 전도사님의 전도로 처음 교회에 발을 들였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교우들의 도움으로 신앙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저는 실업계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 직장에서 38년 동안 성실히 근무하다가 58세에 정년을 맞았습니다. 그 중 1989년, 33세 되던 해에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저를 장로로 불러주셔서 신의중앙교회를 섬길 수 있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그로부터 37년간 장로의 성직을 감당하다가 이제 은퇴의 때를 맞이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전도서 3장은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다”고 말씀합니다. 장로로 임직받은 때가 있었으니, 은퇴의 때도 있는 것이지요. 돌아보니 70년 세월이 한순간에 지나간 듯합니다. 은퇴를 앞둔 지금, 과연 하나님이 세우신 뜻대로 직분을 감당했는지 제 마음을 돌아보게 됩니다. 기도에 힘쓰지 못하고 전도의 사명을 소홀히 했던 지난날이 부끄럽고 “그때 더 잘할걸”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저를 지켜주시고 인도해 주셨습니다. 어려움과 위기를 만날 때마다 피난처가 되어 주셨고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부족한 저를 긍휼과 자비로 채워 주시고 오늘에 이르게 하신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처음 장로로 피택되었을 때 저는 “나이도 어리고 능력이 없어 감당할 수 없다”고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목사님께서는 “완전해서 직분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감당할 힘을 주실 것이고 하나님이 집사님을 통해 일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대로 순종하며 걸어왔지만, 여전히 무늬만 장로가 아닌가 자책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는 “쓰임받은 사람들은 한평생이 아니라 짧은 순간에도 하나님이 필요하실 때 세워 사용하신다. 상처받은 자를 위로하고, 아픈 자를 위해 기도하며, 작은 선한 이웃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직분을 잘 감당한 것”이라고 위로하셨습니다. 이 깨달음이 저를 붙들어 주었습니다.
이제 은퇴를 맞으며 고백합니다. 장로의 은퇴는 사역의 끝이 아니라, 천성을 향한 제2막 신앙의 새로운 출발입니다. 앞으로 더욱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감사와 충성으로 살기를 다짐합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37년간 시무장로로 세워 주시고 기도와 사랑으로 함께해 주신 목사님, 당회원들, 집사·권사님,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직분은 내려놓지만, 원로장로이자 한 성도로서 신의중앙교회 공동체 안에서 믿음의 길을 잘 달려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며,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박용현 장로
<목포노회 장로회장, 신의중앙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