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지경으로 넘어서는 자리
유럽에서 소아시아 그리고 아나톨리아를 지나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로 넘어가는 여정에는 타우루스라는 큰 산맥이 버티고 있습니다. 타우루스 산맥은 그 이름 ‘황소’처럼 거대하고 우직하게 소아시아 반도의 남부를 동서로 가로질러 우뚝 서 있습니다. 평균 고도가 2천 500미터 이상 되는 흙빛 산들은 산지 이쪽과 저쪽을 완전히 갈라 놓습니다.
고대로부터 왕들과 군사들은 이 산맥을 넘어 소아시아와 유럽으로, 혹은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로 진출했습니다. 물론 이 거대한 산맥에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통로가 있었습니다. 길리기아의 관문이라고 불리는 통로입니다. 지배자들은 이 관문을 중요하게 여겨서 관문과 양쪽 봉우리에 수비대를 배치하고 지켰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관문을 넘어서는 것은 자기 지경을 넘어서서 새롭고 낯선 지경으로 돌아서는 것입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지중해의 영향을 받는 온화한 길리기아 평원에서 길을 나서 이 높은 관문을 지나 마주하는 이고니온의 고원 지대는 끝도 없는 황무한 지평선 뿐입니다.
예루살렘 사도들에게서 이방인 사역 지침에 관한 편지를 받은 바울과 실라는 한동안 수리아와 길리기아 일대를 다니며 편지 내용을 전하다가 드디어 본격적인 전도여행을 나섰습니다.(행 15:41-16:1) 그렇게 그들은 길리기아와 수리아로부터 갈라디아로 넘어갔습니다. 당연히 이 길리기아 관문을 넘어갔습니다.
바울로서는 길리기아로부터 관문을 통과해 갈라디아로 나아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습니다. 도대체 익숙해지지 않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이고니온의 낯선 지평선을 어색함과 두려움으로만 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 모든 낯선 길을 단단한 마음으로 이겨나갔습니다. 그렇게 한 걸음씩 걸어 루스드라에 도착했습니다.
훗날 바울은 자신의 사도로서 모든 수고로운 경험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습니다.(고전 15:10) 그는 낯선 지경의 경험을 하나씩 그의 온몸으로 담아내고 결국에 그 모든 축적을 사도로서의 사역에 쏟아냈습니다. 바울의 길은 낯선 지경에서 얻은 경험들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모든 경험은 곧 감사와 은혜입니다.
강신덕 목사
<토비아선교회, 샬롬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