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으로 살아있다] 내일의 희망이 없는 사람이 오늘 무슨 힘으로 살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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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대로 지친 몸뚱이를 끌고 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퍽이나 고달프고 괴로운 일이다. 육신의 괴로움도 괴로움이지만, 떠내려가는 생명을 빤히 보면서도 붙잡지 못하는 허탈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생명이 찰랑거리는 물결을 타고 한들한들 저만치 흘러간다. 팔을 뻗어 잡으려 해도 그것은 히죽대며 놀리듯 달아나고 만다. 허탈! 이것이 불치병 환자가 겪는 심리적 파산인가?

‘허탈’이라는 말로 내 마음의 심연에 있는 괴로움을 다 그릴 수는 없다. 죽지 않고 하루를 살았으니 감사할 일이지만 꺼져 가는 생명을 속수무책 지켜보는 마음이란 차라리 분노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온종일 감사와 분노가 길고 써는 물처럼 드나드는 역설이 나의 거부할 수 없는 삶의 현장이다. 무표정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붙들어 맬 수만 있다면…. 이럴 때면 복수로 불러오른 배를 움켜쥐고라도 한바탕 뒹굴며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 누가 알랴, 이 허망함을!

허망함을 이기지 못하는 나는 하루 중 잠자는 시간이 제일 좋다. 도피의 동굴 속 잠은 달다. 아침이 오는 것이 오히려 두렵다. 하지만 밤은 발 빠른 걸음으로 달려가 버린다. 그럼에도 정작 아침이 되면 나는 가장 먼저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오늘 또 하루 생명을 허락해 주신 것을, 두려운 아침을 감사하며 받는다. 역설이지만 어쩔 수 없다. 역설이 내 현실이기 때문이다. 현실은 잔혹하다. 

아침은 내게 괴로움의 시작이며, 감사의 출발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설 속에서 나는 강력한 소망의 기치를 높이 걸고 산다. 오늘 아직 살아 있는 나에게 하나님께서 무슨 일을 하시려나! 오늘이 바로 그 기적의 날이 될지 모른다. 이 거룩한 기대와 소망이 내일의 희망이 없는 사람에게 오늘 살아갈 힘을 준다.

누가 알랴, 이 절망 중에 품는 소망의 기쁨을!

(다음회 계속)

김은진 목사

•홀여성선교회 회장

•마곡성은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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