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목회, 나의 일생] 기술보다 사람, 데이터보다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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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0일, 필자가 대표로 있는 ‘나부터포럼’이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이원홀에서 ‘AI, 너에게 한국교회의 내일을 묻는다’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교계 지도자와 연구자 50여 명이 함께 모여, AI 시대 속 교회의 사명과 방향을 깊이 모색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발제는 구요한 교수(차의과대)의 ‘AI, 넌 누구니?’와 김명주 교수(서울여대)의 ‘AI, 너와 어떻게 놀아야 하니?’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제에서 구요한 교수는 AI는 도구이자 거울이며 인간의 한계를 드러내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AI의 본질을 “기계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교만을 비추는 거울”이라 규정했다. 

구 교수는 바벨탑 사건(창 11장)을 인용하며 “인간이 언어와 기술로 신이 되려 한 시도가 AI 문명 속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AI의 발전은 멈출 수 없지만, 그 사용은 통제 가능해야 한다”며 “기독교적 윤리와 영성의 회복이 기술문명의 방향을 바로잡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 교수는 AI의 현주소를 설명하며 “AI는 더 이상 학습만이 아니라 ‘자기 재학습’ 단계로 나아가고 있으며, 그 안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정체성이 도전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모델 붕괴(Model Collapse)’ 현상을 소개하며 “AI가 인간의 데이터를 반복 학습하다가 결국 인간성의 다양성을 소멸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구 교수는 “교회는 AI를 두려워하기보다 그것이 인간의 한계와 교만을 비추는 거울임을 인식해야 한다”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신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김명주 교수는 AI와 공존하되, 신앙의 원칙 위에서 놀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다 구체적인 윤리적 문제를 제시했다. “AI는 인간과 공존하는 새로운 존재로 등장했지만 인간의 영혼과 감정까지 대체할 수는 없다”며 “교회는 기술과 인간의 경계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라이자 효과(Eliza Effect)’를 언급하며, 단순한 알고리즘에도 감정을 이입하고 교감한다고 믿는 인간의 착각을 꼬집었다. “기독교인은 AI의 기술을 섬기지 않고 그 기술을 섬김의 섬김의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또한 “AI는 죽음 이후의 인간 재현(Digital Persona)까지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제 애도, 관계, 윤리 등 인간의 근원적 영역에까지 AI가 개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기술이 인간의 영혼을 대신할 수 없으며, 오히려 교회가 새로운 애도와 관계의 영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AI 시대의 진짜 위기는 일자리 상실보다 인간다움의 상실”이라며 “교회는 다음세대에게 도구 활용 능력보다 영성(Spirituality)과 협업, 변화 수용,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AI는 인간의 지적 능력을 뛰어넘었지만,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은 인간 안에만 존재한다”며 “AI 시대에도 교회는 여전히 인간의 존엄과 사랑, 공동체의 영성을 증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AI의 발전은 인류 문명사적 전환이지만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타락을 막아주지는 않는다. 교회가 먼저 스스로를 성찰하고 ‘나부터 변화’라는 신앙적 개혁운동으로 대응해야 한다.

‘나부터포럼’은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운동의 연장선에서 출발해, 한국교회가 사회적 책임과 시대적 과제에 응답하도록 돕는 신앙 대화의 장으로 발전해 왔다. 이번 포럼은 AI 시대 속에서 교회가 직면할 도전과 기회를 신학적·윤리적 시각에서 조망한 자리로 평가된다.

류영모 목사

<한소망교회•제 106회 총회장•제 5회 한교총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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