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촌철살인의 한 마디가 세상을 바꾼다. 2002년 어느 카드회사가 ‘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 광고로 대박을 터트렸다. IMF 외환위기에 시달리는 국민을 향한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직설적인 표현에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었지만, 곧 ‘부자 되세요’가 ‘복 많이 받으세요’와 함께 연말연시 덕담으로 자리를 잡았다.
1956년 대통령 선거전 슬로건도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된다. 야당은 “못살겠다 갈아보자”를 표어로 내세워서, 기상천외한 사사오입 개헌으로 장기 집권의 길에 접어든 이승만 대통령을 향한 서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자극했다. 전쟁 직후의 경제 파탄과 1인당 국민소득이 70달러도 미치지 못하던 시대상도 반영하고 있다. 1992년 미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은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를 슬로건으로 현직 대통령을 누르고 선거에서 승리하기도 했다. 불황 문제를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한국교회는 AI 시대를 맞이해서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 경안대학원대학교는 2017년부터 21년까지 5년간 안동시의 후원을 받아 GTGU 세계정신문화학술대회를 개최해 AI시대의 정신문화를 논의했다.
2차 학술대회에서 박성원 목사(경안대학원대학교 총장)는 “미래의 인공지능(AI)과 하나님 중 누가 퇴출되고 누가 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세상의 많은 과학자들은 AI가 하나님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며 “무엇보다 인간의 종교적 성찰과 신앙적 깊이가 인공지능보다 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챗GPT 등장 이후 한국교회도 AI 관련 연구와 논의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1973년에 창립해서 14개 회원학회를 아우르는 대표적인 학술 단체인 한국기독교학회는 2024년 11월에 ‘AI와 기독교의 미래’를 주제로 제53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서 김명주 교수(서울여대, AI연구센터/RAISE 센터장)와 손화철 교수(한동대)는 ‘AI공존시대의 교회’와 ‘기독교와 AI의 미래’에 대해서 주제강연을 했다.
한국교회의 AI시대 대응은 AI기술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이해, AI시대 사회변화에 대한 종교적 대응, AI 윤리, 새로운 선교 모색, 국제적인 연대와 교류, AI 문해력 증대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응의 초점이 시대를 선도하기보다 수동적인 계몽과 이해에 맞춰져서 아쉽다.
한국교회는 1960년 민족복음화운동 이후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958년에 설립해서 반세기도 안 되는 시간에 세계 최대의 교회로 성장했다. 기독교 역사상 최초로 펜터코스털 영성에 기초한 교단이 탄생해서 주요 교단으로 성장했다. 한때 세계 최대의 장로교회나 감리교회 뿐만 아니라 세계 10대 교회 중에 6개가 서울에 존재했다.
더불어 70-80년대 한국교회의 민주화인권운동과 통일운동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꾼 도화선이었다. 한국종교의 애국운동과 개화기 기독교의 사회계몽운동의 맥을 이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서구교회의 뒤를 따라서 교세 감소를 겪고 있다. 저출생 고령화 다문화 세속화되는 사회변화로 인한 결과이다.
AI 시대 대응 뿐만 아니라 다음세대를 위해서도 한국교회의 경험을 갈무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지도자들은 기록을 남겼지만, 시대를 일군 교인들의 증언과 간증은 찾아보기 어렵다. AI의 도움을 받으면 저비용으로 100만 교인들의 기록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궁극적으로 AI 시대 대응은 디지털 콘텐츠를 얼마나 효과있게 남기는가에 달려 있다.
변창배 목사
전 총회 사무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