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감사, 행복, 그리고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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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93년부터 1995년까지 서울대학병원 제9대 병원장을 역임했던 한만청(韓萬靑, 1934~ ) 교수가 그의 SNS에 올린 글입니다. 

저는 직경 14cm의 간암(肝癌)이 폐도(肺道)로 전이(轉移)되어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았습니다. 1997년의 일입니다. 그런데 2022년 현재 88세임에도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결론은 그냥 기쁘고 즐겁게 살자는 것입니다.

집사람과 나는 선문답(禪問答)처럼 “감(感)-행(幸)-조(操)”란 말을 주고받습니다. 풀어 말하면 “감사(感謝)하고 행복(幸福)해 하며 조심(操心)하자”는 뜻입니다. 여러분도 “감-행-조”를 자주 말해보십시오. 건강하게 사는 것이 뜻 깊은 일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도처에 위험성이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게 됩니다. 

“인생 80까지 살면 90점이고 90살이 되면 100점이다”라고 평소에 제가 공언(公言)해온 것이 맞는 말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평소에 친구들끼리 자주 주고받는 화두(話頭)처럼 평범한 진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기적은 특별한 게 아니다. 아무 일 없이 하루를 보내면 그것이 기적이다. 행운도 특별한 게 아니다. 아픈데 없이 잘 살고 있다면 그것이 행운이다. 행복도 특별한 게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웃고 지내면 그것이 행복이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지내는 하루하루는 하늘이 우리에게 특별히 부여해주신 보너스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 하늘이 내게 특별히 주신 선물입니다. 오늘은 내가 부활한 날입니다. 어젯밤 잠에서 다시 깨어났기 때문입니다. 70세부터는 하루하루가 모두 특별히 받은 보너스 날입니다. 오늘을 인생의 첫날처럼 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처럼 즐기며 사시면 좋겠습니다. 천국은 감사하는 사람만 가는 곳이랍니다. 건강하게 살아서 숨을 쉬고 있으니 엄청난 축복이고 은총입니다. 부디 매일매일 매사에 감사하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로 항상 기쁨이 충만한 생활이 되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불현듯 옛 동화 한 가지가 떠오릅니다. 하루살이가 메뚜기하고 아침부터 놀다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메뚜기가 하루살이에게 “하루살이야, 벌써 저녁이 되었으니 그만 놀고 내일 만나자”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하루살이가 메뚜기에게 물었습니다. “내일이 뭔데?” 하루살이는 하루만 살기 때문에 ‘내일’을 모릅니다. 하루살이가 죽고 나니 메뚜기가 외로웠습니다. 

그래서 만난 것이 개구리였습니다. 개구리와 놀다가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닥쳐왔습니다. 그러자 개구리가 메뚜기에게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난 다음에 내년에 다시 만나서 놀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메뚜기가 개구리에게 “내년이 뭐야?”라고 물었습니다. 메뚜기는 ‘내년’을 모릅니다. 일년만 살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도 비슷합니다. 아무런 특별한 재미도 없이 70~80이 지나도록 일에만 파묻혀 살다가 세상을 떠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좋아하는 여행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납니다. 우리가 서산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한숨을 짓기보다는 동녘에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인생을 즐겁게 계획하고 지내야 삶의 기쁨이 있게 될 것입니다. 순간순간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사십시다. 그 순간순간이 모여 당신과 당신 가족의 삶이 되니까요. 

어느 88세 되신 할머니가 손주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얘야, 너 늙으면 제일 억울한 게 뭔지 아니? 주름살? 아녀! 돈? 아녀! 돈 그거 좋지, 근데 그것도 아녀! 이 할미가 진짜 억울한 건 ‘나는 언제 한번 놀아보나?’ 그것만 기다리고 살았는데 이제 좀 놀아볼까 했더니 몸뚱아리가 말을 안 듣는겨! 나는 마지막에 웃는 놈이 좋은 인생인 줄 알았지. 근데 자주 웃는 놈이 좋은 인생이여. 인생! 너무 아끼고 살지 말어! 이제 보니까 웃는 것과 노는 것을 미루면 돈처럼 쌓이는 게 아니라, 다 사라지더구나!”

위에서 할머니의 말씀 속에 “많이 웃고 많이 놀라”는 말은 평소에 “기쁘고 행복하게 살라”는 메시지가 들어있다고 봅니다. 사람이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울기 때문에 슬퍼지는 것이고, 즐거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즐거워진다는 심리학이론이 있답니다. 기쁨은 우리가 주님 안에 있을 때, 하늘이 우리에게 주시는 소중한 축복입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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