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에이전트였어요”
하나님이 주신 11층짜리 아름다운 유리 빌딩을 인수했는데 그 중 한 층에 잘 꾸며진 영어 학교가 입주해 있었다. 사실 이 영어 학교는 내가 직원으로 있던 뉴질랜드 영어 학교가 크게 성장해서 분교로 설립된 곳이었다. 투자자는 중국인이었고, 내가 빌딩을 인수하기 2년 전에 많은 돈을 들여 설립했다. 오픈 기념행사에 본교 직원들도 초대 받았고 나도 뉴질랜드 직원들과 함께 참석했었다. 소유주인 중국인과 뉴질랜드 직원들은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하지만 에이전트에 불과했던 나는 그 즐거운 분위기에 합류할 수 없었다.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참담한 마음에 속으로 울고 또 울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저 중국인도 자기 학교를 세우고 기뻐하는데, 하나님의 자녀인 나는 언제 학교를 세우고 마음껏 선교할 수 있을까.’ 영주권도, 가진 돈도 없어서 학교를 세울 수 있는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던 때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나의 아픔과 눈물을 외면하지 않으셨다. 내가 그렇게도 부러워했던 영어 학교, 그 학교가 있는 건물을 내게 주셨다. 선교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은혜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내가 건물을 인수했을 때, 그 영어 학교는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해서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때 중국인 오너가 내게 오더니 이 학교를 인수하지 않겠냐는 뜻밖의 제안을 했다. 학교 건물, 시설은 물론 그 학교를 다니던 학생들까지 우리에게 주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뉴질랜드에서 영어 학교를 세우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수십만 불의 돈이 들고 승인을 받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5년 전 기도 중에 “너에게 영어 학교와 선교 센터를 주겠다”라고 약속하신 말씀을 그대로 이루어 주셨다. 아름다운 학교를 그냥 받기가 미안해서 2만 5천 불(약 2천만 원)을 주고 인수했다. 그건 하나님께서 내게 선물로 주신 것이었다.
학교를 인수한 뒤, 한 중국인 직원이 내게 사진을 한 장 주었다. 2년 전, 오픈식 행사에 참석했을 때 찍은 것이었다. 그 사진 안에는 구석에 초라하게 앉아 있는 나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아무도 반기지 않는 그들만의 축제 속에서 나는 몸 둘 바를 몰랐고,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학교 마크가 걸린 연회장 앞에 모였을 때, 나는 구석에서 침울한 모습으로 사진 촬영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2년 뒤 나를 이 학교뿐 아니라 빌딩의 소유자로 세워 주셨다. 그 사진을 보자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이 차올랐다. 하나님은 약속을 지키시는 분이시며 당신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자를 높이시는 분이다.
이은태 목사
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Auckland International Church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