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건강과 행복] 신앙의 자유 찾아 인천으로

Google+ LinkedIn Katalk +

믿음 닮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의 계승

필자가 출석하는 교회는 인천에서 장로교회로는 세 번째로 세워진 제삼교회다. 이름 그대로, 인천 땅에 세워진 세 번째 장로교회라는 의미를 지닌다. 인천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다르게 북한에서 신앙의 자유를 찾아 월남해 인천에서 교회를 창립한 순서에 따라 제일, 제이, 제삼교회 순으로 교회명을 명명했다. 해방 이후 자유를 찾아 북한에서 남하하신 신앙의 선배들이 모여 교회를 창립했고, 제삼교회는 금년 10월 8일로 창립 77주년을 맞이했다. 77년의 세월 동안 제삼교회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변함없는 복음의 등불을 지켜왔다.

교회는 중년을 넘어 노년의 연륜을 가진 공동체가 되었다. 7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많아지면서 예배당에는 인생의 깊은 흔적이 묻어난다. 주일마다 교회에 오시는 어르신들은 자신이 늘 앉던 자리가 정해져 있다. 그 자리에 다른 이가 앉게 되면 은근히 섭섭해하신다. 그 자리는 단순한 의자가 아니라 세월과 함께 쌓여온 믿음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건강이 좋지 않아 스스로 걸음을 옮기기 어려운 분들은 자녀들의 손에 이끌려 교회로 오신다. 예배당 문을 들어설 때마다 그들의 얼굴에는 경건함과 간절함이 묻어난다. 오늘이 혹시 인생의 마지막 주일 예배가 될지도 모른다는 심정으로 드리는 그분들의 예배 태도는 후배 신앙인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

추수감사절이나 특별새벽기도회와 같은 행사가 있을 때면, 어떤 어르신들은 전날 교회에 미리 와서 숙박하신다. 새벽 어둠이 채 걷히기도 전에 교회당 불이 켜지고, 무릎을 꿇은 어르신들의 기도가 은밀히 하늘로 올라간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교회를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 흘리는 눈물의 기도는 마치 겟세마네 동산에서 간절히 기도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어느 권사님은 평생을 교회를 위해 헌신하시다가 하나님이 부르시는 날, 자녀들에게 남긴 유언이 있었다고 한다. “장례비용을 제하고 남는 재산은 모두 교회에 헌금하라. 그리고 예수님 잘 믿어라.” 그 말씀을 남기고 평안히 천국으로 옮겨가셨다. 세상에서 손에 쥔 것을 내려놓고 하늘의 상급을 바라보는 그 믿음이야말로 오늘 우리 세대가 본받아야 할 신앙의 본이다.

제삼교회의 77년은 단순한 역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신앙의 뿌리이며, 믿음의 계승이다. 세월이 흘러 어르신들이 하나둘 하늘의 부름을 받으시더라도, 그들의 기도와 헌신은 제삼교회 곳곳에 살아 숨쉴 것이다.

이제 교회의 다음세대가 그 믿음의 유산을 이어가야 한다. 어르신들의 자리를 대신해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분들의 믿음을 닮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의 계승이 아닐까. 제삼교회가 걸어온 77년의 길 위에는 ‘믿음의 어르신들’이라는 든든한 기둥이 서 있다. 그들의 눈물과 기도가 교회의 뿌리가 되었고, 그 뿌리 위에 오늘의 우리가 서 있다.

77년의 세월을 넘어, 제삼교회는 여전히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로서 그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믿음의 선배들의 기도와 헌신이 있다. 그것이 바로 제삼교회의 가장 큰 자산이며, 우리 모두가 감사해야 할 이유다.

박용창 장로

<사회복지칼럼리스트, 제삼교회>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