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건강과 행복] 노인, 살아있는 도서관에서 배우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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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도서관’ 소중히 보존하고 활용해야

아프리카에는 “노인이 세상을 떠나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라는 격언이 있다. 

이 말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노인의 삶과 경험이 곧 살아 있는 지혜의 보고(寶庫)임을 일깨워 준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세대를 거쳐 내려오는 지식과 지혜를 통해 발전해 왔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고령화를 맞이하면서도 종종 노인을 사회의 짐으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바로 여기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이 있다.

노인은 단순히 연약한 존재가 아니라, 한 시대를 살아온 산증인이다. 그들의 기억 속에는 전쟁과 가난을 이겨낸 이야기, 지역사회의 공동체 문화, 농사법과 생활의 지혜 등 기록되지 않은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것은 그 어떤 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다. 노인을 잃는다는 것은 곧 이러한 무형의 지식이 사라지는 것이며, 우리 사회의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사회는 빠른 속도의 기술 발전과 청년 중심의 문화 속에서 노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경로당이나 복지관에서 나누는 대화가 단순한 노인의 수다로 치부되기도 한다. 이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노인의 경험은 젊은 세대가 미래를 준비하는 데 큰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격언이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첫째, 노인을 사회적 부담이 아닌 지혜의 스승으로 존중해야 한다. 둘째, 노인의 경험을 기록하고 전수하는 프로그램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구술사(口述史)나 지역사 기록 활동, 청소년과 노인을 연결하는 세대 간 대화 프로그램이 그 좋은 예다. 셋째, 교회와 사회기관은 노인에게 배움과 나눔의 장을 제공해야 한다. 노인의 삶을 존중하는 공동체야말로 진정한 지혜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전 노인복지관장인 필자가 노인복지관에 있을 때 광주광역시에서 목회를 하시다가 은퇴한 김정(82세) 어르신은 중학교 영어교사와 교회 목사로 근무하면서 배우고 익힌 경험과 노하우를 노인복지관에서 영어, 보이스피싱 강사 등 무료나눔 봉사를 하는 모습에서 가슴 깊은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어지럽고 혼란한 사회에서 우리 사회가 올바르게 갈 수 있는 가이드의 역할은 지혜의 보고(寶庫)인 노인의 지혜가 어두움을 밝히는 희망의 등불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노인이 떠나면 도서관이 사라진다”는 말은 결국 노인을 잃는 것이 곧 사회의 지혜를 잃는 것임을 경고한다. 이제는 노인을 돌봄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살아 있는 도서관’을 소중히 보존하고 활용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세대를 잇는 지혜이며, 우리 사회가 더 깊고 넓게 성장하는 길이다.

박용창 장로

<사회복지칼럼리스트, 제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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