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코니아] 신앙과 미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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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래 운명 연구소’라는 이름의 점집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역술인 100만 명, 인터넷 점술 회원 1천2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점술 공화국’이라 불리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특히 타로 카페 방문객의 90%가 2030 세대라는 사실은 청년들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줍니다. 이들은 그것이 미신임을 알면서도, 취업과 결혼 등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당장의 답을 얻고 싶어 간절한 마음으로 그곳을 찾는 것입니다. 결국 점술에 매달리는 현상의 이면에는 앞날을 스스로 통제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려움은 성경 속 사울 왕의 모습에서도 그대로 발견됩니다. 블레셋 대군 앞에 두려워하던 사울은 하나님의 응답이 없자 기다림을 견디지 못하고 ‘신접한 여인’을 찾아 죽은 사무엘을 불러내는 주술을 행합니다. 과거 사무엘은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거역하는 것은 점치는 죄와 같다(삼상 15:22-23)”라고 경고했지만, 사울은 결국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당장 눈앞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영적 타협을 선택했습니다. 반면 다윗은 어떤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의 언약을 기억하며 그분의 법도를 끝까지 따랐고, 하나님은 그런 다윗에게 나라를 맡기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사울과 다윗의 이 상반된 모습은 우리에게 미신과 신앙의 본질적인 차이가 무엇인지 질문하게 합니다. 미신은 정성이나 재주로 신의 마음을 달래 자신은 변하지 않은 채로 목적만 이루려는 이기적인 태도를 의미합니다. 반면 신앙은 하나님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그분의 말씀 앞에서 ‘나’ 자신이 변화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예배를 드리면서도 여전히 내가 듣고 싶은 소리에만 집착한다면, 그것은 아무리 열심을 내어도 미신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한 신앙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힘들고 두려운 순간일수록 내 뜻이 아닌 하나님 중심으로 삶의 방향을 온전히 돌려야 합니다. 하나님은 비록 침묵하시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분의 뜻을 따르는 자들을 통해 반드시 당신의 선한 일을 이루시기 때문입니다. 대강절을 맞아 내가 원하는 소리를 찾아 기웃거리기보다 고요히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그분의 뜻대로 살아가는 진정한 신앙의 길을 걸어갑시다. 참된 신앙은 내일의 답을 미리 손에 쥐는 것이 아니라, 답을 모르기에 오늘도 그분의 손을 놓지 않는 것입니다.

김한호 목사 

<강원노회 노회장•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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