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 (이사야 42장 3절)
치유형 대안교육 학교를 운영해 치료를 중심으로 교육과 치료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정책을 운영 중이다. 정신과 치료에 거부적인 경우에는 정신건강지원센터를 통해 학부모와 학생을 만나 치료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해 정신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료받게 돕고 있다.
이 안타까운 모자의 모습에서 문득 성경 속 두 가지 장면이 겹쳐 보인다. 하나는 사울 왕과 소년 다윗이다. 악신에 시달리며 감정 기복이 심하고 고통받던 사울 왕을 위해, 어린 다윗은 수금을 타며 그 마음을 위로해야 했다. 진료실의 이 소년 역시 엄마의 우울과 불안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위태로운 수금을 타고 있었던 셈이다. 또 다른 하나는 로뎀나무 아래의 엘리야다. 갈멜산의 승리 후 극심하게 탈진(Burnout)해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라고 부르짖던 그 선지자 말이다. 지금 이 소년은 학업과 가정의 무게, 정서적 허기로 인해 어린 나이에 영적 로뎀나무 아래 쓰러져 있다. 하나님은 죽기를 구하던 엘리야를 책망하지 않고 어루만지시며 먹이셨다. 지금 이 가정에 필요한 것은 엄마의 눈물 섞인 하소연이나 강요가 아니라, 지친 아들을 말없이 어루만지고 먹여줄 따뜻한 손길이다.
이사야 42장 3절 말씀이 떠오른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 세상은 때로는 부모조차 아이의 상한 마음을 보지 못하고 ‘강한 척’하라고 강요한다. 하지만 우리 주님은 꺼져가는 등불 같은 아이의 신음 소리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신다. 이제 부모가 먼저 자신의 병을 인정하고 사울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상처의 대물림이 끊어지고, 아이는 ‘상처 입은 치유자’로 성장할 수 있다.
극단적 선택을 준비하던 극도의 불안한 공황 상태에서도 어린 자녀는 엄마의 마음을 더 세심하게 파악하고 자신보다 엄마를 걱정하고 있었다. 중학교 1학년 아들이 너무도 안쓰러웠다. 누가 엄마이고 누가 아들인가? 나도 우리 아들, 딸의 마음이 슬픈지, 불안한지, 괴로운지, 아니면 즐거운지를 알고 있을까? 각자 자기 주변을 뒤돌아보기를 바란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