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탑은 노아의 자손 가운데 함과 가나안의 자손 니므롯과 그 일행이 아라랏 산으로부터 동쪽으로 이동해 시날 땅에 정착한 뒤 건설한 탑입니다. 성경 창세기 10장과 11장을 서로 연결해 읽어보면, 니므롯과 그의 사람들은 시날 땅에 정착해 “바벨과 에렉과 악갓과 갈레” 등의 도시들을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바벨탑도 함께 건설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보다 자기들을 더 높이고자 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한편, 이 시기 셈의 자손도 시날 평지로 와서 함의 자손과 땅을 공유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함의 자손들과 삶의 자리를 공유하는 일은 좋지 않은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함의 자손이 교만하기 시작하자 셈의 자손은 점점 그들과 사이가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건너다’라는 뜻의 에벨의 시대를 지나 ‘나뉘다’라는 뜻의 벨렉의 시대에 이르러 결국 바벨탑 사건이 일어나면서 노아의 자손들은 서로 완전히 다른 길로 나아갔습니다. 하나님께서 바벨탑을 세운 교만한 사람들을 흩기도 하셨거니와, 또한 그 가운데 하나님의 사람들과 교만한 이방의 땅 사람들은 서로 다른 길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이방의 땅 가운데 하나님의 백성은 그 땅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벌이는 점입가경의 교만함을 지켜보아야 합니다. 홍수의 큰 심판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은 가인과 라멕의 악하고 교만한 기질은 함과 가나안 그리고 니므롯을 비롯한 그의 후손들에게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의 땅에 에녹성을 닮은, 아니 에녹성보다 더 견고하고 드높은 바벨탑을 건설하고 자기를 높이는 데만 열중하는 방법으로 그 땅을 지배합니다. 당연히 이방의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은 그 마음이 편치 않게 됩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이방의 땅에서 그 땅의 주인들이 추구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게, 형제와 이웃을 향해 진정한 동반자로, 그리고 피조물에 대한 신실한 청지기의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렇게 이방의 땅 교만한 사람들과 갈등하며 그들이 만드는 자고한 세상과 대립하고 결국에 길을 달리하게 됩니다. 우리 역시, 오늘 이방의 땅을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자세,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이방의 땅에서 주인 행세를 하는 이들의 그것과는 질적으로,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우리는 이 땅의 주인을 자처하는 이들과 분리된 길을 걷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이방 땅으로부터 하늘 하나님의 나라로 방향을 잡고 길을 나서는 사람들입니다.
강신덕 목사
<토비아선교회, 샬롬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