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거듭 촉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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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정부의 한글전용 정책으로 인해서 1971년 이후 오늘날까지 65년의 오랜 세월 동안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한자는 모두 사라져 버렸다. 우리말은 그 어휘의 70%가 한자에 근거해 사용되어 온 터인데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치지 않다보니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물론이고 대학생들조차도 우리나라 말로 된 글을 이해하는 문해력(文解力)에 빨간 불이 켜진지 오래되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재임 시절, 교육부가 2018학년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도덕 교과서나 사회 교과서 등에 한자어를 나란히 표기하는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당시 교육부는 공청회 등을 거쳐 그해 9월에 한자 병기(倂記) 여부를 확정짓겠다고 했다. 어쩌면 사라졌던 한자가 47년 만에 다시 부활을 할 조짐(兆朕)을 보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한글전용 주장자들의 극력 반대에 부딪혀 한자병기(漢字倂記)문제는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지난 2009년, 역대 국무총리 중에서 생존한 분은 21명이었다. 당시 와병(臥病) 중이던 15대 유창순(劉彰順) 前총리를 제외한 20명의 전직(前職) 총리들이 모두 서명한 건의서(建議書)가 있었는데 이들이 서명한 문서는 『대통령께 드리는 초등학교 정규교육과정에서 한자교육을 촉구하는 건의서』였다. 인제대학교 석좌교수이며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이사장인 진태하(陳泰夏) 교수의 주도(主導)하에 만 1년간 공들여 작성된 서명부(署名簿)였다.

당시 청와대에 제출된 건의서에는 제11대와 31대 김종필(金鍾泌) 前총리를 필두(筆頭)로 해 14대 남덕우(南悳祐), 18대 노신영(盧信永), 20대 이현재(李賢宰), 21대 강영훈(姜英勳), 22대 노재봉(盧在鳳), 23대 정원식(鄭元植), 24대 현승종(玄勝鍾), 25대 황인성(黃寅性), 26대 이회창(李會昌), 27대 이영덕(李榮德), 28대 이홍구(李洪九), 29대 이수성(李壽成), 30대와 35대 고건(高建), 32대 박태준(朴泰俊), 33대 이한동(李漢東), 34대 김석수(金碩洙), 36대 이해찬(李海瓚), 37대 한명숙(韓明淑), 38대 한덕수(韓悳洙) 前총리까지 제3공화국에서부터 시작해 노무현 정부에 이르는 역대 총리들이 모두 서명을 했다. 

또 2013년 4월에는 역대 문교부[교육부]장관 13인이 연명(連名)으로 “초등학교부터 ‘한자교육’을 실시하자”는 취지의 청원서를 대통령께 보냈는데 이는 초등학교에서의 한자교육 실시와 관련해 유례없는 단체 청원이었다. 교육계 원로들이 지적(知的) 교육의 근간(根幹)이요, 우리말 교육의 일환인 한자교육의 실종(失踪)의 위기를 직시(直視)한 나머지 시급하게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요청이었으나 아무런 결실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국어문교육연구회」가 발간한 『語文敎育』 (1권 2호)에서 연구발표자 김관호(金觀鎬)에 의하면 우리말에는 한자어의 동음이의어가 10만 개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이토록 수많은 동음이의어는 온 국민의 언어생활에 큰 비중과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글전용을 주장하는 이들은 ‘동음이의어’ 문제는 예문을 들어 가르치면 된다고 하지만 한자를 공부한 사람들에게는 한자 어휘를 보는 순간, 그 의미가 자동적으로 머리에 입력이 되는 ①의사(義士), ②의사(醫師), ③의사(意思), ④의사(議事), ⑤의사(義死), ⑥의사(疑事), ⑦의사(擬似), ⑧의사(醫事), ⑨의사(擬死), ⑩의사(義師) 등의 ‘동음이의어’를 어느 세월에 일일이 예문을 들어 가르치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感)은 있으나 지금이라도 정책 당국자의 과감한 결단을 촉구하고자 한다. 

오늘의 「신앙산책」에는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시론(時論)」의 형식으로 쓴 글을 보내드리게 되었다. 독자들의 양해 있으시기 바란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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