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집을 드렸더니 새집을 주시네!
학교 일이 자리를 잡아갈 때쯤, 중․고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교육 환경이 괜찮은 곳을 찾다가 로터루아에 학교를 세우게 되었다. 그리고 근처에 작은 집을 구입해 거처할 곳을 마련했다. 집값의 80퍼센트는 은행에서 대출받은 것이었다. 그런데 학교를 세운 지 6개월 만에 한국에 IMF가 터져서 학교 문을 닫아야 했다. 9개월 동안 허송세월한 셈이었다. 이때 하나님의 경고를 받아 신학교로 복학했다.
돌아와 보니 신학교는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침체된 세계경제로 선교 단체들도 후원이 끊겨서 어려워하고 있었다. 그 상황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이름만 빌려 시작한 것이지만 로터루아에서 학교 일을 시작한 것도 이 신학교를 돕기 위해서였고, 내가 신학을 공부하는 것도 선교를 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하나님께서 그 집을 팔아 신학교와 선교 단체를 돕기 원하는 마음을 주셨다. 그렇지만 IMF가 터진 후라 집이 잘 팔리지 않았다. 나는 하나님께 집을 팔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기도 중에 2주 안에 집을 팔아 주시겠다고 응답하셨고, 진짜 2주 만에 집이 팔렸다. 우리는 생활비 석 달 치를 떼어 놓고 모든 금액을 신학교와 선교 단체에 전달했다.
그때 우리는 오클랜드의 조그만 셋방에서 살고 있었다. 나와 아내는 조그만 방이라도 우리 집이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다. 어려운 형편에 집세를 내는 게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사실 앞으로 집세를 어떻게 감당할지 대책도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이 어려운 상황을 외면하지 않으셨다.
어느 날 기도 중에 집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시며 집을 보러 다니라고 하셨다. 집세 내기도 어려운 형편인데 집을 사라고 하시니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집을 주실 거라는 믿음이 생긴 그날 이후로 계속 집을 보러 다녔다.
그날 저녁에도 이웃 동네에 집을 보러 가는데 소낙비가 쏟아졌다. 빨리 집으로 가야 하는데 이상하게 자꾸 반대 방향으로 발걸음이 옮겨졌다. 비를 흠뻑 맞으면서 한참을 걸어가는데 눈앞에 아름다운 집이 보였다. 집 앞에는 집을 판다는 간판이 붙어 있었다. 집을 보는 순간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이 집을 준비해 두셨다는 강한 믿음이 생겼다. 분명 성령님께서 내 발걸음을 인도하신 것이었다.
나는 부동산 업자의 전화번호를 적어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에게 그 집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음 날 용기를 내어 그 집을 방문했다. 방이 다섯 개나 있었다. 우리 형편으로는 꿈도 꾸지 못할 만큼 아름다운 집이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결국 이 집을 계약하게 하셨다. 내가 일했던 학교에서 보증을 서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값을 치를 수 있게 인도하셨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하나님께서는 또다시 놀라운 방법으로 은행 빚을 갚아 주셨다. IMF의 여파로 한국에서 유학 오는 학생들이 없었는데, 갑자기 많은 학생들이 들어오면서 수익금이 생긴 것이다. 우리는 작은 셋방이라도 우리 집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가졌지만, 로터루아의 작은 집을 선교를 위해 바쳤다. 하나님은 이를 기억하시고 몇십 배로, 우리가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큰 집으로 갚아 주셨다.
이은태 목사
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Auckland International Church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