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한마디… 마음 살리고 공동체의 온도 바꾼다
복지현장에서 어르신들을 만나면, 같은 나이라도 마음의 결이 서로 다름을 배웁니다.
어떤 분은 작은 불편도 웃음으로 넘기고, 어떤 분은 작은 말에도 상처를 키웁니다.
노년의 삶은 ‘무엇을 가졌느냐’보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에릭슨은 노년을 ‘자아통합 대 절망’의 단계로 보았습니다.
“내 인생은 의미가 있었다”는 고백이 통합을 만들고, “남은 것은 원망뿐”이라는 마음은 절망을 키웁니다. 우리는 대개 건강, 돈, 역할, 존중처럼 ‘부족한 것’을 먼저 셉니다.
그러나 부족함만 바라보면 마음은 점점 좁아지고 관계는 거칠어집니다.
성경은 다른 길을 제시합니다.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8). 감사는 현실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은혜를 발견하는 믿음입니다. 오늘 숨 쉬는 것, 인사할 사람, 예배할 공동체가 그 은혜입니다.
바울의 자족(빌 4:11-13)은 포기가 아니라 기준을 하나님께 맞추는 훈련입니다.
사회복지의 언어로는 회복탄력성과 의미 중심 대처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갈등의 뿌리는 대개 ‘상실’입니다. 아픈 몸, 줄어든 수입, 사라진 직함, 멀어진 관계가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상실을 애도하지 못하면 ‘섭섭함’이 갑옷이 되어 타인을 적으로 만듭니다. 그래서 복지현장은 판단보다 먼저 듣는 자리여야 합니다.
두려움을 이해하고, 마음의 무게를 말로 풀어줄 때 갈등은 누그러집니다.
회상치료와 라이프리뷰는 ‘내 삶이 헛되지 않았다’는 확신을 돕습니다.
지혜는 훈계의 말보다, 스스로 정리한 이야기 속에서 자랍니다.
“조금 양보하니 내가 편해졌어”라는 고백에서 어른의 품격을 봅니다.
양보는 약함이 아니라 내 마음을 지키는 강함입니다. 반대로 사소한 일을 고소·고발과 여론으로 키우면 관계가 먼저 무너집니다. 권익옹호는 필요하지만, 절차는 권리를 지키고 분노는 나를 소진시킵니다.
기관은 투명한 설명과 공정한 조정으로 신뢰를 세워야 합니다. 어르신도 참여와 책임의 시민으로 존중의 언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노년을 ‘열매 맺는 계절’이라 부릅니다(잠 16:31). 열매는 불평의 가지를 치고 감사의 가지를 키울 때 맺힙니다.
하루 한 가지 ‘남은 은혜’를 적고, 감사기도 한 문장을 올려 보십시오. 칭찬 한마디가 마음을 살리고 공동체의 온도를 바꿉니다.
용서는 상대를 면죄하는 일이 아니라 내 영혼을 풀어주는 결단입니다. 가정과 교회와 지역사회가 어르신을 지혜의 자원으로 존중할 때 통합은 깊어집니다. 부족한 것만 세면 절망이 자라고, 남은 은혜를 세면 통합이 자랍니다.
오늘도 불평 대신 감사로, 다툼 대신 수용으로 어른다운 아름다움을 세워갑시다.
박용창 장로
<사회복지칼럼리스트, 제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