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은 놋 땅에 정착하고서 그곳에 에녹성을 지은 뒤 거기서 자손을 낳고 살았습니다. 그의 계보는 이후 에녹과 이랏과 무흐야엘 그리고 무드사엘을 지나 라멕으로 이어집니다.
창세기의 이야기에서 라멕은 가인만큼이나 특별한 사람입니다. 그는 창세기의 일부일처 결혼 계명을 어기고 아내를 둘 두었습니다.
그리고 두 아내에게서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낳았습니다. 이 자녀들은 모두 인간의 문명과 문화적 발전의 기원을 이룹니다. 아들 야발은 가축을 치기 시작했고 유발은 악기로 음악을 즐기기 시작했으며 두발가인은 금속으로 기구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라멕의 딸이자 두발가인의 누이 나아마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라멕은 자기 자녀들이 창조한 인간 문화와 문명의 힘을 예찬하며 폭력을 정당화하는 삶의 방식과 가치관으로 끌어들입니다.
그는 두발가인이 만든 금속 도구로 의도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돌아와 야발이 만든 술을 마시고 유발의 반주와 나아마의 춤에 맞추어 매우 폭력적인 노래를 부릅니다. “나의 상처로 말미암아 내가 사람을 죽였고 나의 상함으로 말미암아 소년을 죽였도다 가인을 위하여는 벌이 칠 배일진대 라멕을 위하여는 벌이 칠십칠 배이리로다”(창 4:23-24)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은 라멕에게 흘러가면서 더욱 타락했습니다. 가인은 하나님이 아닌 자기중심의 세상을 열었고 라멕은 그런 세상을 힘으로 정당화하며 자신이 휘두르는 무자비한 폭력 아래 인간의 삶과 문화를 무릎 꿇립니다. 힘이 지배하고 폭력이 정당한 세상을 만든 것입니다. 가인으로부터 라멕으로 이어지는 계보의 번성은 결국 하나님의 창조 세계 곳곳을 낯선 이방의 땅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힘을 찬양하는 세상을 열었습니다. 그들은 무자비한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 무고하게 피 흘리는 자의 고통을 깔고 앉아 흥청거리는 세상을 구축했습니다.
그런데 창세기 하나님의 백성 이야기는 셋과 그 후손을 통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집니다. 그들은 힘을 예찬하는 이방 땅의 현실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하나님만을 찬양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야말로 진실로 생육하고 번성하는 길이라는 것을 잘 아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강신덕 목사
<토비아선교회, 샬롬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