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건강과 행복] 행복한 동행, 아름다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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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혼자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며 깊어지는 선물

노년의 행복은 거창한 성취보다 ‘오늘을 함께 사는 사람’에서 시작됩니다. 복지관에서 만난 78세 김일량 어르신은 아내를 떠나보낸 뒤 집에만 머물렀습니다. 식사가 불규칙해지고, 말 한마디 나눌 이가 없자 잠도 얕아졌다고 합니다.

어느 날 이웃의 권유로 점심 모임에 나오고, 주 2회 걷기 동아리에 참여했습니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 주니 다시 하루가 서더라”는 고백이 참 오래 남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은 외로움이 우울과 질병을 키우는 ‘조용한 위험’임을 보여 줍니다. 그래서 안부 전화 한 통, 함께 먹는 한 끼가 때로는 약보다 큰 처방이 됩니다. 성경은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전 4:9)이라 말하며 동행의 지혜를 일깨웁니다. 혼자 버티는 인생이 아니라, 서로 기대어 걷는 인생이 하나님이 주신 질서입니다.

또 한 분, 72세 박봉수 어르신은 퇴직 후 “쓸모없어진 느낌”이 가장 힘들었다고 합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노인일자리사업단 공공형 활동을 시작하며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하루 몇 시간의 작은 일이었지만, 규칙과 책임이 삶의 리듬을 되돌려 주었습니다. 시장형 사업단의 공동작업에 참여한 또다른 어르신은 “내 손으로 번 용돈이 가장 뿌듯하다”고 합니다. 일은 돈만이 아니라 자존감과 관계를 지키는 안전망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전제는 건강입니다. 무리하지 않는 걷기와 가벼운 근력운동은 낙상을 줄이고 우울을 덜어 줍니다. 교회 공동체는 그 건강한 습관을 이어 가게 하는 든든한 울타리이기도 합니다. 예배로 한 주의 중심을 세우고, 식사와 교제로 마음의 온도를 나눌 수 있습니다.

제삼교회 한 권사님은 “예배 후 함께 걷기”를 1년 넘게 이어 오며 혈압 약을 줄였습니다. 복지관·경로당의 탁구, 바둑, 컴퓨터, 외국어 수업은 배움의 기쁨으로 삶을 밝힙니다. 배움은 뇌를 깨우고, 모임은 마음을 살립니다. 그런데 노년의 행복을 지켜 주는 비결은 육적인 건강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삶의 균형을 끝까지 붙들어 주는 힘은 ‘영적인 건강’에서 나옵니다. 몸은 나이를 먹지만, 영혼이 하나님 안에서 새로워질 때 마음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말씀이 마음에 등불이 되고, 기도가 숨이 되며, 예배가 인생의 중심을 세워 줍니다. 그래서 같은 병을 앓아도 어떤 분은 무너지고, 어떤 분은 감사로 견딥니다.

성경이 말하는 “마음의 평강”은 노년의 불안과 두려움을 이기는 가장 깊은 치료입니다. 더 깊은 행복은 ‘받는 자리’에서 ‘주는 자리’로 옮길 때 찾아옵니다.

혼자 사는 이웃에게 반찬을 나누던 한 어르신은 어느새 동네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막 12:31)는 말씀은 노년에도 현재형입니다. 돕는 손이 되는 순간, 도움을 받는 마음도 함께 자랍니다. 여행과 나들이도 좋습니다. 멀리 가지 못해도 가까운 공원, 박물관, 시장 한 바퀴가 마음을 환기시킵니다. 노년을 보람있게 사는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하루 한 번 안부, 주 3회 걷기, 한 달 한 번 모임, 그리고 작은 봉사 한 가지, 여기에 예배와 말씀, 기도와 감사가 더해지면 삶은 더욱 단단해집니다.

행복은 혼자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며 깊어지는 선물입니다. 그리고 그 선물이 오래가게 하는 뿌리는 육신을 넘어 영혼을 살리는 영적인 건강입니다.

박용창 장로

<사회복지칼럼리스트, 제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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