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의 향기] 내 속에 있는 너에게 하는 나의 말들(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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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시작

그건 또 하나의 두려움

아직도 설렌 마음, 감추지 못한 채

하나 둘씩 잊어버려야 하는

내 머언 기억

아직 잊혀지지 못하고 있어라.

알 수 없어, 난 기억할 수 없어

그댄 내게 큰 나무였기에

오늘도 난 작은 꽃을 피워

그대 떠난 자리에

내일을 위한 씨앗을 뿌린다.

먼 하늘로

깊은 한숨으로

다가가는 겨울로

추위 너머로

다른 이야기는 뒷 모습만 보이고

나의 시린 기억은

이 겨울을 더욱 아리게 한다.

하루 종일 생각하다가

지쳐 잠들면, 난 또 꿈 속에서

널 만나지.

바쁜 하루를 보내고

내 방으로 돌아오면

거기 낯선 널 마주한다.

사랑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우리가 느낄 수 없을 때 와서

준비도 없이 가버리는 사랑을

누구에게서 시작되는 것일까.

오늘도 나는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

이미 준비할 시간도 없이

떠나버린 사람을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나는 아직도 이곳에서 

그를 맞이하는데….

<시작(詩作) 노트>

나는 가끔 독백(獨白) 속에 잠긴다.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까지를 생각하는지도 모른 채 마냥 그때로 돌아가는 버릇이 있다. 나는 나를 알 수가 없다. 다만 먼 하늘을 향해 바라보는 날이 많다. 내 속엔 차가운 겨울이 자릴 잡고 있어 외롭다. 언제는 꿈 속에서도 나는 나를 모른다고 자책하다가도 문득 눈을 뜨는 버릇이 있다. 고독의 수렁이다. 사랑은 어디서 와서 어디까지 가는지 알 수가 없다. 나는 혼자서 그냥 하는 말들을 중얼댄다. 내 속에 나 아닌 내가 자릴 잡고 있다. 이 중얼댐이 나를 찾아가는 독백이다. 그러는 동안 나는 다시 깨어나는 사람이 된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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