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지능 탓이 아닙니다 ④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23)
특정학습장애는 단순히 아이가 노력이 부족하거나 머리가 나빠서 생기는 현상이 아닙니다. 의학적 관점에서 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최신 진단 기준인 DSM-5가 제시하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첫째, 진단의 핵심은 ‘지속성’과 ‘불일치’에 있습니다. 학습장애는 아이의 전체적인 지능 지수(IQ)나 신체적인 발육 상태와는 무관하게 나타납니다. 지능이 정상 범주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읽기, 쓰기, 산술 등 특정 영역에서만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성취도를 보일 때 이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어려움이 단순한 환경적 요인이 아니라, 적절한 교육적 개입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비로소 특정학습장애라는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이는 일시적인 학업 부진과 학습장애를 구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됩니다.
둘째, 치료는 뇌의 다감각적 회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학습장애 아동의 치료는 일반적인 보충 수업과는 결을 달리해야 합니다. 뇌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경로를 새롭게 뚫어주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읽기 장애의 경우, 글자와 소리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는 음운 인식 훈련이 필수적이며, 산술 장애의 경우에는 추상적인 숫자를 시각적 교구나 구체적인 사물과 연결하는 다감각적 개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뇌의 가소성을 믿고 아이의 수준에 맞는 정교한 훈련을 반복할 때, 정보를 처리하는 마음의 통로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