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아파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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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한센병(나병) 권위자인 ‘폴 브랜드(Paul Brand, 1914~2003)’ 박사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한센병 환자 재활원』의 원장입니다. 인도에서 20년, 미국에서 30년, 모두 50년 동안을 한센병 치료를 위해 헌신한 분입니다. 그가 출장 차, 미국을 떠나 영국에 도착해 여러 지방에서 업무를 본 뒤에 기차를 타고 여러 시간을 여행을 해서 런던에 도착했습니다. 

그날 밤, 그가 호텔에서 옷을 갈아입고 양말 한 짝을 벗는 중에 갑자기 발뒤꿈치에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한센병의 권위자인 그이기에 이 일은 그냥 넘길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인도에서 수많은 한센병 환자들을 시술(施術)하고, 피고름을 만지면서 치료해 본 경험이 많은 그는 순간적으로 그의 머리에 의심이 스쳐갔습니다. 

그는 날카로운 핀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복숭아 뼈 아래 부분을 찔러 보았습니다. 아무런 감각이 없었습니다. 그는 핀을 한 번 더 깊이 찔러 봤습니다. 찔린 부분에서 피가 나오는데도 감각이 없었습니다. 한센병에 감염된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그날 밤 ‘브랜드’ 박사는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나도 한센병 환자로구나! 한센병 환자로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격리되어서 살아가야 할 버림받고 외로운 자신의 인생의 말로(末路)를 머릿속에 그려 보았습니다. 가족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려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다시 한 번 더 자기의 발을 찔러 보았습니다. 그 순간 너무나 아파서 “악!”하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이런 기도가 나왔습니다. “아이고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파서 감사합니다. 아파도 감사합니다. 아프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아픔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알고 보니 어제 장시간 기차 여행을 하면서 좁은 자리에 오랫동안 쪼그리고 앉아 있다 보니, 신경의 한 부분이 눌려서 호텔의 방에 올 때까지 그 마비가 풀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날 이후 ‘브랜드’ 박사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자신의 몸 아픔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이렇게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감사인지를 깨달았습니다. 

어느 ‘여(女) 집사’의 이야기가 나오는 『평생 감사』란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결혼을 했는데, 남편이 술을 너무 좋아해서 그것이 그녀 마음의 큰 ‘가시’가 되었습니다. 10년 넘게 기도하며 기다렸지만 남편에게는 전혀 차도(差度)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이날도 남편은 변함없이 술에 만취해 자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현관에서 쓰러져 버렸습니다. 무거운 남편을 겨우 침실까지 옮겨 놓고 보니 자신의 신세가 너무나 불쌍했습니다. 하나님께도 불평이 나왔습니다. “저도 이제는 못 참겠어요.” 그런데 그때 갑자기 지난번에 목사님의 설교가 생각났습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그러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녀는 감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렇게 술에 많이 취했어도 다른 데 안가고 꼬박 꼬박 집으로 잘 찾아와 집에서 잠을 자니 감사합니다. 토요일에는 술을 더 많이 마셔서 주일날은 어김없이 잠만 자니, 제가 교회 가는데 전혀 방해 받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그때 남편이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일어났습니다. 아내의 이상한 모습(?)을 보고 물었습니다. 아내는 사실대로 모든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남편은 “고맙고 미안하구려. 나 이제 당신 소원대로 술도 끊고 교회도 당장 나가도록 하겠소.”하고 기적 같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맞습니다. 불평의 말은 사람의 마음을 점점 굳어지게 만듭니다. 작은 일에도 원망이 쌓이면 마음은 쉽게 어두워집니다. 그러나 감사의 기도는 익숙했던 일상 속에서도 은혜를 발견하게 해줍니다. 감사는 닫혀 있던 마음을 부드럽게 열어 줍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신뢰를 더욱 깊어지게 합니다. 그때 하나님의 손길이 우리의 삶 가운데 역사하심을 보게 됩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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