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유대인들의 세 가지 표적(mar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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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은 설날이 돌아오면 설빔을 입고 떡국을 먹고 집안 어른들께 세배한다. 또 집안에 아기가 태어난 후 첫 돌이 되면 돌잔치를 한다. 이러한 풍습은 한국 사람들이 오랜 전통으로 지켜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외국에 이주하거나 이민을 가서도 이러한 풍습은 그대로 지킨다. 미국인들은 추수감사절이 돌아오면 으레 칠면조고기를 먹는다. 이렇게 세계 여러 나라 민족들은 각기 전통적으로 지켜오는 풍습이 있다. 이것을 민족들의 특징적인 ‘표적’(marker)이라고 부른다.

유대인들은 유다 왕국이 멸망한 후, 바벨론 포로 생활을 거쳐 넓은 세계에 흩어져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았다. 사는 곳에 따라 외형도 달라져서 유럽에서 살아온 유대인들은 유럽인들의 외모가 되었고, 아프리카(예를 들어 에티오피아)에서 살아온 유대인들은 아프리카 사람의 외형이 되었다. 중국 개봉에 이주해 살아온 유대인들은 완전히 중국 사람의 모습이 되었다. 그러나 어느 곳에 정착해서 살아왔건, 유대인들은 세 가지를 지키며 살아왔다. 그것은 식사법, 할례법, 안식일법이다. 이 세 가지를 ‘유대인의 표적’(markers of the Jews)이라고 부른다. 유대인들은 2천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나라 없는 백성들로 전 세계에 흩어져 살아왔지만, 이들 세 가지를 반드시 지키며 살아왔다. 이들 세 가지 ‘유대인의 표적’은 역사적으로 온갖 수난과 핍박 가운데서도 유대인으로서 그들의 정체성(identity)을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먼저 유대인들의 식사법을 보자. 식사법의 대원칙은 레위기 20장에 명기되어 있다.

“나는 너희를 만민 중에서 구별한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너희는 짐승이 정하고 부정함과 새가 정하고 부정함을 구별하고, 내가 너희를 위하여 부정한 것으로 구별한 짐승이나 새나 땅에 기는 것들로 너희의 몸을 더럽히지 말라.”(레 20:24-25)

이스라엘 백성은 지상 만민 중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구별된 백성들이므로, 먹는 것도 아무것이나 먹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다. 하나님께서 구별해 주신대로 ‘정한 것’만 구별해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먹는 것을 구별해서 ‘정한 것’을 먹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정결한 삶, 성결된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구별해 주신, 먹어도 좋은 ‘정한 것’(clean, 히브리어 코셔 kosher)과 먹어서는 안 되는 부정한 것(unclean, 트레이프 treif)의 목록은 레위기 11장과 신명기 14장에 상세히 명기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구별해 주신 규정에 따르면, 짐승 중에서 ‘정한 것’은 굽이 갈라져 쪽발이 되고 새김질을 하는 것이다. 소는 대표적인 정한 짐승이다. ‘부정한 동물’ 중에 대표적인 것은 돼지이다. 돼지는 굽은 갈라져 쪽발이지만 새김질을 하지 않으므로 부정한 짐승이다. 물속에 사는 것 중에는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것은 ‘정한 것’이고,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새우나 낙지, 오징어는 모두 부정한 것이 된다. 흥미로운 것은, 날개가 있고 기어 다니는 곤충은 부정한 것이다. 그러나 날개가 있고 기어 다니는 곤충 중에서 그 발에 뛰는 다리가 있어서 땅에서 뛰는 것들, 예를 들면 메뚜기 종류와 베짱이 종류, 귀뚜라미 종류 등은 먹을 수 있는 정한 것들이다.(레 11:20-23)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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