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 사회를 보며, 우리는 진리가 불의에 핍박받고 거짓이 진실을 가리는 암담한 현실에 좌절한다. 정치와 사회적 혼란 속에서 신앙이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등불을 밝힌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18세기 영국 하원의원 윌리엄 윌버포스(William Wilberforce)는 신실한 기독교인으로서 흑인을 짐승처럼 취급하는 노예 제도에 맞섰다. 그는 동료 의원들의 비난과 조롱을 감수하며, “조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축복을 막는 이 노예제도를 폐지하고자 합니다”라고 외쳤다. 그의 신념은 46년이라는 긴 투쟁 끝에 영국에서 노예제도를 폐지시키는 기적을 낳았다.
윌버포스와 뜻을 함께한 클래팜 공동체(Clapham Sect) 국회의원들은 당론보다 자신의 신앙적 신념으로 투표하고 발언했다. 그들은 선거에 낙선하더라도 하나님의 법에 부끄럽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살았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19세기 초 영국 국회의원 3분의 1이 클래팜에 동조하는 복음주의자들로 바뀌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이러한 신념은 시대를 초월해 빛을 발했다. 20세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는 27년간의 수감 생활에도 굴하지 않고 “나는 투쟁하는 기독교인”이라며, 용서와 화해의 신념으로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라는 거대한 불의에 맞섰다. 일제강점기, 안창호 선생은 “진리가 아니면 행하지 말라”, “죽을지언정 거짓을 말하지 말라”는 신념을 지키며 교육과 애국 운동에 헌신했다. 그 결과 어두운 시대에 희망의 등불이 되었다. 1960년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장준하 선생 또한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불의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 이들은 비록 윌버포스처럼 거대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지라도, 그들의 헌신은 한국 사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정치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치인의 신념과 윤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날 우리는 한국에 윌버포스와 같은 거인이 없음을 한탄할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위치에서 작은 윌버포스, 만델라, 그리고 안창호가 되어야 한다. 진리가 불의에 핍박받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신념을 잃지 않고 정의를 위해 행동할 때, 비로소 한국 사회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삶 속에서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는 작은 불꽃이 되어야 한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