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성형] 엄마~! 괜찮아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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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 (이사야 42장 3절)

필자는 엄마의 대답 진위가 문제가 아니라, 자녀에 대한 눈높이를 모르는 것 같아 인식을 명확히 해주기 위해 옆에 있는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은 대답하지 못하고 바로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 눈치를 보는 듯해 속이야기를 하지 못할 것 같아 엄마를 진료실 밖으로 내보냈다.

아이는 중학교 1학년 남학생치고는 너무도 세심하고 자세하게 자신의 마음 상태를 표현했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자살 생각을 했고, 며칠 전에는 옷걸이를 모아 목을 매고 죽으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의 상태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고, 오히려 엄마를 더 걱정하고 있었다. 

“외할머니가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고 나서 엄마가 우울해했고, 작년 겨울에 돌아가셔서 많이 힘들어하세요.” 누가 엄마이고 누가 아들인가 싶었다.

이 아이의 임상심리학적 평가 결과 전체 지능은 또래보다 ‘평균 상(high average level)’이었고 잠재능력은 ‘우수 수준(superior level)’으로 추정되었다. 전반적인 인지기능이 평균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수동적이고 비관여적이며 극히 회피적이어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서적으로 자존감이 저하되어 있고 만성적 우울감, 무기력감 등 부정적 정서가 있으며 심리적 에너지가 매우 낮아져 있었다.

엄마를 다시 진료실로 들어오게 했다. “친정어머니께서 돌아가셔서 힘드시겠군요?”라는 치료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친정어머니’라는 단어에 1초가 무섭게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또 한 번 놀라게 한 상황이 있다.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부터 자살 생각을 했고 며칠 전 자살 시도까지 하려다 가족 생각에 포기한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을 때였다. 더 놀라게 한 엄마의 반응은 이러했다. 휴지로 눈물을 닦으며 친정어머니에 대한 우울한 감정 반응과는 달리, “우리 아들은 자살도 못 해요. 그럴 용기도 없어요.” 진료실에는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정말로 어이가 없었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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