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으로 살아있다] 장기 수혜에 얽힌 사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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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0월경 균혈증과 간성혼수로 입퇴원을 거듭하는 중 죽음이라는 놈의 입김이 코끝에 느껴졌다. 번민이 밀려들었다. 수천만 원의 수술 경비가 번민의 원천이다. 떨거둥이로 목숨을 부지할 것이냐, 아니면 깨끗이 죽느냐 그것이 문제였다. 돈을 털어 넣어도 승산은 반반이다. 돈도 털어 먹고 수술도 실패하는 최악의 경우의 수가 징그럽도록 끈덕지게 뇌리에 맴돈다. 그럴 경우 가족이 당할 비참함을 생각하면 차라리 죽음을 수용하는 편이 낫다.

고독한 선택 앞에 괴롭다. 이때 나를 일으켜 세우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이 나의 믿음을 시험하고 아이들에게 신앙을 교육하기에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다. 위대한 신앙 유산은 거액의 물질 유산보다 아이들을 강하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으로 장기이식 신청서를 냈다.

수술 한 달 전이었다. 강남성모병원 A형 간이식 대기 순번 2번. 순번 1번은 나와 다른 병원에 입원 중이면서 성모병원에 장기이식 신청을 한 케이스였다. 드문 경우다. 그런데 갑작스레 기증자가 나타났다. 순번 1번에게 기회를 주려는데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수술 전 거쳐야 할 사전검사가 미비했던 것이다.

시간이 촉박했고 병세도 내가 훨씬 급박했다. 병원 측은 2번인 나를 수혜자로 결정했다. 내가 수술을 받기 전 2~3개월간 모두 5명의 A형 대기자가 있었는데 그동안 뇌사자 기증자가 특별히 많아서 4명이 수술을 받고 빠져나간 상태였다. 내가 수혜를 받기에 좋은 여건이 마련되어 있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이 이렇게 세심하게 환경을 조정해 놓으셨다. (다음회 계속)

김은진 목사

•홀여성선교회 회장

•마곡성은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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