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신앙의 자리] 사라진 양관마을, 남겨진 선교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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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전과 도시개발 속에 선교사 흔적 대부분 소멸

한국교회 역사 보존의 과제 되다

북장로교선교부 址 ② (연지동 136번지)

종로5가 연지동의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했던 북장로교회 선교부의 시설들은 이제 그 자리에서 찾아볼 수 없다. 울창했던 숲속에 있었던 선교사들의 주택, 당시로서는 이국적인 디자인과 붉은 벽돌로 지은 양옥이었다. 게다가 경신과 정신학교의 건물들은 웅장하기까지 했다. 연동교회 예배당을 중심으로 주변에 자리하고 있었던 선교부의 건물들은 이 지역을 작은 외국인 거리 내지는 서양인들이 살고 있는 도심의 마을이었다. 

이곳에 선교사들의 흔적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말기였다. 앞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그것은 연지동 1번지에 있었던 경신학교가 일제에 의해 강제로 양도되고 성북으로 이전되면서 학교 건물과 터가 일본인에게 분양됨으로써 6천 평이나 되는 학교부지와 부속건물들까지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그 후에는 역시 한국전쟁과 관련해서 많은 건물들이 붕괴되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이곳에는 선교사들의 주택과 부속건물들까지 꽤 여러 채의 건물들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여전히 이곳은 양관마을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6.25전쟁 이후에 선교부가 소유했던 토지와 건물들이 하나씩 개인 소유로 바뀌었다. 그러한 과정에 대한 기록은 확인할 수 없기에 알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양관의 모습이 축소되기 시작했다. 현재 기독교회관이 자리하고 있는 곳인 연지동 136-48의 토지도 선교부가 소유하고 있던 곳인데 선교부와 관계가 있었던 기독교 단체로 넘겨주어 그 자리에 새로운 건물을 지은 것이다. 기독교회관이 차지하고 있는 부지만도 740평이나 된다. 그런가 하면 연지동 263번지를 중심으로 1천200평의 토지는 삼양사에 매도함으로 삼양사는 그 터에다 사옥을 지으면서 그 부지에 있었던 선교사 주택 두 채를 헐었다. 이렇게 조금씩 매각되거나 양도되면서 이 지역에 있었던 선교사들의 족적은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렵게 변해갔다. 특별히 1960년대에 이르러서 경제개발정책과 도시가 확장되고, 인구가 대도시로 몰려들면서 도심에 있는 공간은 남겨둘 수 없게 되었다.

136-5번지 일대의 5천 평은 정신여고의 터인데 1978년 송파로 이전하면서 대호흥산이라는 회사에 팔렸고, 136-74 일대의 5천 평은 보증보험에 팔림으로써 이곳에 있던 선교사들의 주택과 학교건물이 모두 헐렸다. 지금은 매수한 회사들의 사옥이 자리하고 있으니, 그곳 어디에서도 선교사들이 활동했던 곳이라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즈음에 한국 교회에 남겨준 토지에 교회의 기관들이 세워진 것이다. 

즉 연지동 136-1 주변의 1천600평을 장로교회 교단에 기증을 함으로써 이곳을 기증받은 통합측 교단은 거기에 한국기독교 100주년기념관을 지어서 한국 교회가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그곳에 있었던 선교사 주택 두 채를 헐어버렸다. 또한 북장로교회와 남장로교회가 소유하고 있었던 연지동 1-32 일대의 대지 1천200평은 역시 통합측 장로교회 여전도회에 기증했고, 여전도회에서는 그 자리에 여전도회관을 지어서 현재 다양한 용도의 건물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연지동 136-56 일대의 1천500평은 기독교단체에 기증해 그 자리에 기독교연합회관을 지어서 현재 사용 중이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자리에 있었던 선교사들의 주택과 부속건물들, 학교 건물까지 하나둘씩 헐리면서 이제는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건물들은 연지동에서 가장 높고 큰 건물들이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어디서든지 보인다. 여전도회관, 기독교회관, 기독교연합회관, 백주년기념회관 등은 선교부의 부지에 남겨진 한국교회의 기관들이다. 하지만 그 외의 대부분의 건물이나 토지는 모두 한국교회와 관계가 없는 것이 되었고, 선교사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여지도 없어졌다. 

이러한 건물들을 보면서 상상으로나마 선교사들이 활동했던 공간을 시공간을 넘어 찾아보는 수밖에… 없애도 이렇게 완전하게 없앨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남겨진 것이 없다는 사실 앞에 한국 교회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종전 박사

 인천기독교역사문화연구원 원장 

 개혁파신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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