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수상]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평하게, 도전은 창의적으로, 결과는 정의롭게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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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교세라라는 전자기기 업체가 있다. 1959년 창업한 탄탄한 회사로 전자기기, 프린터, 태양전지, 세라믹 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의 창업주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일본 내에서 존경받는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가 회사를 일으키고 성장시킨 경영 기법이 있다. 이른바 ‘아메바 경영’이다. 아메바?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을 텐데, 아메바는 중학교 과학 공부를 한 사람이면 한 번쯤 들어봤을 단세포생물의 대표다. 이나모리 회장은 자신의 기업을 성장시켜나갈 비법으로 아메바 경영법을 택했다.
아메바 경영이란 조직을 가장 최소의 단위로 나누되, 단위별 성과를 수치로 계산해 흑자와 적자를 구별해내는 것이다. 작은 조직 하나하나가 흑자를 이루어낼 때 전체 조직이 흑자가 될 수 있다는 경영 방침이다. 그 결과 교세라는 2017년 직원 수 7만 명에 연 매출액 1조 4,000억 엔, 한화로 약 14조를 넘어섰다. 이나모리 회장은 경영의 신으로 불리며 회사의 전설이 되었는데, 창립 이후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신화 같은 지속 성장을 이뤄낸 그의 비법은 조직을 최소화해 아주 작은 하부 조직부터 관리하는 것이었다. 우리 회사가 교세라 같은 대기업은 아니지만 경영인으로서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낀다.
동국전자를 창립하고 35년이란 시간이 흘러가면서 우리 회사를 거쳐 간 사람도 있고 머물러 있는 이들도 있다. 머물러 있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거쳐 간 사람들도 동국전자에서 일했던 시절을 아름답게 추억하곤 한다. 회사가 정직했고 공평했기 때문이란다.
‘과연 공평하게 회사를 경영했나?’
그런 이야기가 들려올 때면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하고, 기도로 묻기도 한다. 나는 그렇게 한다고 생각했지만 진심을 오해받을 때가 얼마나 많은가. 나아가 곡해하는 경우도 얼마나 많은가. 나 역시 사람을 너무 믿어서 뒤통수도 맞아봤고 정말로 아끼던 후배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면 사람을 순수하게 바라보지 못할 때도 종종 있었다. 인간의 죄라는 본성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회사에 대한 좋은 피드백을 들을 때면 마음을 다지곤 한다. 어디에나 예외는 있고 또한 인간의 본성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신념을 지키려고 한다. 한창 어렵게 공장을 열었을 때 몇 명 되지 않는 직원들을 모아놓고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 회사는 후발 주자가 되었습니다. 경쟁 업체와 피 터지는 경쟁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경영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은 무조건 수익을 내야 합니다. 수익을 내지 않는 기업은 기업 본연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 회사의 대표로서 수익을 내는 기업이 되기 위해 책임을 다할 겁니다. 솔선수범할 것이고 최대한 여러분을 지원하여 회사가 잘 운영되도록 하겠습니다. 월급은 많이 못줄지언정 제때 줄 것이고 여자라고 남자라고 업무에 차별도 두지 않겠습니다. 도전하고 싶을 때 도전할 수 있도록 귀를 열겠습니다. 또 그에 따른 결과는 함께 나누겠습니다.”
우리 회사에 입사한 이상 누구에게나 기회는 열려 있고, 과정은 공평하며, 도전은 창의적일 수 있도록 또한 결과는 정의롭게 나누겠다는 경영 철학은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강국창 장로
• 동국성신(주) 대표이사
• 가나안전자정밀(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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