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음의소리] 수어통역사는 왜 마스크를 벗고 통역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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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은 우리 사회를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로 만들고 있다. 현재 코로나 방역 2단계로 감염증 확진자가 연속 이틀이나 500명을 돌파하면서 수도권 등의 방역단계를 2단계에서 2.5단계로 격상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는 모양이다. 코로나-19가 전파되지 않기 위해서는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과의 접촉이 있는 곳에는 가지 말아야 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또 사람이 많은 곳에 할 수 없이 가야만 한다면 거리두기를 하여 일정 거리를 두는 것을 방역 규칙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일반 상식적인 일이 잘 지켜지지 않은 곳에서는 당연히 바이러스가 그렇지 않는 곳보다 많이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면 사람이 많은 곳이란 곳은 어디인가? 옛날에 콩나물 시루 같은 만원버스가 연상이 된다. 지금은 이러한 버스를 보기 힘들지만 출퇴근 지하철은 사람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또 술집이나 나이트클럽 등은 사람이 많다고들 한다.

식당은 비교적 의자도 반만 놓고 또 차단막을 설치하고도 앞좌석은 앉지 말라고 하는 곳도 많다. 이렇게 신경을 많이 쓰는데 왜 수어 통역사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통역하느냐 하는 이야기를 계속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자신이 건강이 염려되어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농인들을 위한 수어 통역은 일반 사람들은 손으로만 수어를 하면 농인들이 잘 알아들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그렇게 생각하기가 쉽다. 용어도 수어로 되어 있고 한글로 손소리라고 사용하는 것도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보이는 소리이고 사인인 것이다. 이것은 손의 움직임만 가지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몸의 움직임도 포함되고 특히 얼굴의 표정과 입술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입술의 움직임이 말을 해서 중요한 것이 아니고 농인들이 수어를 하면서 짓는 다양한 표정과 눈썹, 입술, 얼굴의 움직임은 수어의 문법을 구성하고 있어 같은 수어를 하면서도 긍정적인 표현인지 부정적인 표현인지를 구분하게 해 준다. 따라서 마스크를 쓰고 수어를 하면 정확한 수어의 의미와 화자의 뉘앙스를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어떻게 보면 수어 통역사들은 자신이 위험에 노출이 돼 있는 것을 불사하고 농인들을 위해 마스크 없이 통역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에도 비슷한 경우가 많고 이를 염려하는 곳에서는 투명마스크를 쓰고 농인과 대화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수어는 청인에 비해 비말의 위험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교회에서 찬양대를 세우지 말라고 하여 영상으로 각각 집에서 수어하는 것을 모아 특송을 찬양하는 것을 보며 속히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이를 위해서는 백신이 속히 나와야 하는데 백신 개발을 위하여 각국에서 밤잠을 안 자고 연구 중에 있으나 언제 개발되어 실용화 될지는 아직 장담을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있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옛날 같았으면 멀리 떨어져 마음대로 의사소통을 못하던 농인들이 동영상으로 수어를 통해 자신의 의사표시를 상대방과 나누며 지낼 수 있는 것은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구식 전화기가 있을 때의 답답함에서는 벗어났지만 대면하여 이야기하기를 즐기는 농인들 사회에서도 코로나-19의 조속한 퇴치를 염원하며 또 하루를 지낸다. 코로나 그 이름은 화려한데 거기에 붙은 스파이크가 감염을 높이고 있다고 하니 습도를 조절하고 스파이크를 조심하며 지내야 할 것이다.

안일남 장로
<영락농인교회· 사단법인 영롱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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