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포럼] 북한, 심야 무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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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0일, 우리 국민이 모두 잠든 사이 북한이 무력시위를 벌였다. 밤 12시부터 3시간 동안 깜짝 쇼를 한 것이다. 소위 노동당 창당 75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에서 신형 이동식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해 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 미국을 겨냥한 전략무기와 또한 우리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신형무기 4종류를 선보였다. 초대형방사포, 신형 전차, 스트라이커 장갑차, 신형 지대공미사일 등이다. 지난 2018년 미·북 정상회담과 9.19 군사합의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된 상태에서 우리는 어리석게도 이를 철저히 지켜오는 사이에 북한은 우리를 직접 위협하는 재래식 신형 무기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군과 언론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초대형방사포, 한국군 K1 전차와 비슷한 신형 전차,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한 스트라이커 장갑차, 신형 지대공 미사일, 개량형 패트리엇 미사일(북한 제작) 등을 공개했는데, 특히 이번에 공개된 다연장 방사포는 직경이 600mm로 세계에서 가장 큰 초대형으로 알려졌다. 6발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으며 최대사거리가 400km로 우리나라의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또한 새로 선보인 신형 ICBM은 3년 전에 개발한 화성-15형(사거리 12,000km)보다 길이와 직경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구경이 커졌다는 것은 탄두를 적게 만들면 2-3개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다. 뉴욕, 워싱턴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발사시험을 하지 않았으므로 그 성능은 아직 100% 보장할 단계는 아니다.
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4A는 지난해 발사한 북극성-3형에 비해 길이는 짧아지고 직경은 커진 점으로 보아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이번 열병식에서 북한군이 입은 전투복이 우리 한국군의 전투복과 유사한 군복을 착용했고, 신형 방독면을 착용한 생화학부대, 신형 방탄복과 방탄 헬멧도 선보였다. 문제는 이러한 위협적인 신형 첨단무기들이 문 정부에서 평화를 구걸하고 종전선언에 목매는 사이 북한은 계속적으로 개발해 왔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사람들이 다 자는 밤에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면 누가 보겠냐고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겠지만 야심에 무력시위를 하는 것은 그만큼 ‘극적인 효과’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양의 김일성광장을 조명으로 밝게 비춘 가운데 첨단 장비들이 지축을 흔들며 열병하는 모습은 가히 볼만했다. 과거 남침을 했던 침략자 김일성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야심한 밤에 조명을 비추고 절도 있게 행진하는 모습은 선전효과를 노린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선전효과를 극대화 시킨다고 해도 보는 사람이 제한되었으므로 효과는 감소되었을 것이다.
이번 열병식에서 김정은은 연설을 통해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내며 북과 남이 손을 맞잡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참으로 가소롭고 낯간지러운 말이다.
이는 마치 조폭이 사람을 때려 놓고 사탕 하나 주는 격이다. 모든 무기가 남한을 겨냥해 있고, 수시로 남한 국민들을 죽이며, ‘서울 불바다’라는 말로 협박을 일삼아온 그였기 때문이다.
이번 무력시위는 재래식 무기의 성능을 크게 개선했다는 점과 야간에 실시되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그동안 우리 군은 북한이 핵개발에만 집중했고 재래식 무기는 노후화된 것이 많아 우리 국군의 전력보다 약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신형 다연장 방사포 등은 우리 수준을 훨씬 능가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북한의 평화공세는 위선이며 무력 적화통일전략에 한 치도 변함이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우리 정부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평화는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대비를 통해 지켜지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미동맹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 종전선언은 조약이나 말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남북관계의 신뢰가 형성되고 객관적으로 평화무드가 조성되며 우리 국민이 북에 대한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고 인식하게 될 때 자연스럽게 때가 온다.

배영복 장로<연동교회>
• 한국예비역기독군인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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