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싶은이야기] 아침태양에서 들리는 소리(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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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열매 맺는 나무는 잎새만 봐도 안다

어느 작가는 말하기를 “보여지는 태도가 바로 그 사람이다”라고 했다. 다시 말하면 한 사람의 인격은 그 사람의 겸손하고 성실하고 예의 바른 삶의 태도를 통해 드러난다는 것이다. 비록 그가 가진 외형적인 모습이 출중하지 않더라도, 바른 자세로 일을 매끄럽고 꼼꼼하게 한다면 내면적인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인생의 많은 관계가 첫인상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정중함과 공손함이야말로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작은 구멍으로 스며든 햇볕 한줄기가 방 전체를 비추듯, 아주 사소한 일을 통해서 인품이 드러나게 된다.
사실 훌륭한 인품은 대단한 일보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작은 행동에서 나타난다. 매일매일의 인생이란 인격을 아름답게 다듬어 가는 훈련장과도 같은 것이다. 작은 행동에서 발견되는 인성에 대해 생각나는 경험이 있다. 내가 신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대학부에 입학한 여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은 말씨, 맵시, 글 솜씨와 걸음걸이까지 아주 예의 바르고 아름다웠다. 그래서 여러 학생들 중에서도 돋보였다.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도 의자 끄는 소리가 다른 학생들의 공부에 지장을 줄까 봐 염려하여 의자를 들어서 옮겼고, 앉으면서는 옆에 앉은 학생들을 향해 정답게 미소지었다. 그런 까닭에 그는 남학생들에게 사랑과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그녀는 졸업을 하고 대전의 모 대학 교목실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그때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목사고시(목사가 되고자 치르는 목사시험)가 그 대학에서 열리게 되었다. 당시 대구제일교회에서 시무하시던,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신 이상근 목사님이 고시위원장이었다. 이 목사님은 아주 예의 바르고 겸손한 여직원을 어여쁘게 보시고 불러서 “얘야, 너 우리 며느리하자”라고 말씀하셨다. 이상근 목사님의 아들은 아버지가 말씀하시는 그 여직원을 만나 결혼하였다. 그 여직원은 정말로 그 목사님의 며느리가 되었고, 목사의 아내가 되었다. 이들은 바로 연동교회 담임목사이며 대한예수교장로회 101회 총회장을 역임한 이성희 목사님과 그 부인이다. 이와 같이 사람의 모습과 예의 바른 태도는 행복과 성공으로 이끌어 가는 길잡이가 되며, 행복을 비추는 밝은 태양과도 같다. 아름다운 미소와 친절, 예의 바른 자세와 겸손한 태도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과 용기를 준다. 상대를 충분히 존중하는 마음은 상대방을 유쾌하게 해 주고 내 자신에게도 유익과 보람을 준다.

싱그러운 잔디와 예쁜 색깔의 꽃들, 연두빛 나뭇잎들은 봄이 되면 따뜻한 태양 아래에서 세상을 향해 얼굴을 내민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싱그러운 모습들을 보면 사람들의 마음은 따뜻함으로 가득 찬다. 이렇듯 예의 바른 태도와 겸손한 자세, 친절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고, 그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새겨진다.
시인 몬터규 부인은 시에서 말하길 “예의범절은 돈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정중한 예를 다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바른 예의와 진실한 사랑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다른 사람에게 만족함을 준다.
윌리엄 세실은 영국의 신학자였다. 그는 국왕에게 과감하게 충고하기를 “다른 사람이 당신을 사모하도록 노력해 보십시오. 그리하면 당신은 모든 영주의 신뢰와 지갑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작은 돈이라도 매일 저축하면 언젠가 엄청난 큰 금액이 되는 것처럼, 작은 친절도 버릇처럼 되풀이하면 마지막에는 생각지 못한 큰 효과를 낳는다. 다른 사람을 향한 친절은 그 사람의 마음을 얻는 지름길이다.

존중 받고 싶다면 다른 삶의 개성을 존중해야 하며, 나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참고 끈기 있게 예를 갖춰서 대화해야 한다. 내가 가진 신념과 의견을 온화하게 주장할 때 더욱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예의는 지위나 신분에 상관없이 성실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반면 무례한 말투는 폭력을 휘두르지 않아도 상대방의 가슴에 꽂혀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지성인이든 그렇지 않든, 가진 자이든 갖지 못한 자이든, 어떤 조건에 처한다 할지라도, 인간으로서 추구해야 할 것은 완전한 인격을 갖도록 노력하는 자세이다. 진정한 인격자는 넓고 풍족한 마음의 소유자이다. 그것은 귀족의 눈부신 옷에서도 드러날 수 있지만 농부의 거칠고 촌스러운 옷에도 숨겨져 있다.
어느 날 스코틀랜드의 시인 로버트 번스는 에든버러 출신의 젊은이와 산책을 나갔다. 맞은편에서 농민이 걸어 나오자 시인은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함께 있던 젊은이가 자기들보다 신분이 낮은 사람에게 허리를 굽히는 행동은 품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시인에게 충고의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은 번스는 큰 소리로 꾸짖었다. “자네는 정말 바보로군, 나는 외투나 모자에 말을 한 것도 아니고, 구두와 말을 한 것도 아니고, 그 안에 있는 인격자와 말을 한 것이고, 저 농부는 당신이나 나보다 훨씬 더 훌륭한 사람일세.” 이 말은 겸손한 자세와 지켜야 할 예의가 그 사람에 대한 가치 평가는 물론이고 인생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돈을 들이지 않고도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겸손한 자세와 예의를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이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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