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이슈] 달란트대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 사람들 (275)이수정 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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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을 당한 것을 사실로 인정한다면, 순교인가? 정치적 처형인가? 대부분 정치적 처형으로 결론을 내린다. 왜냐하면 루미스의 판단도 성경번역을 게을리 한 이유가 국내 정치에 골몰한 나머지 성경 번역을 포기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설도 일리가 있다. “이수정이 귀국 이 개월 전 이수정 암살미수 사건이 있었다. 갑신정변 실패 후 일본에 망명한 이들과 민영익계인 이수정 간에 반목이 있었다. 이수정은 그간 망명인사들이 일본에서의 활동을, 특히 1885년 11월에 김옥균이 일본정객과 결탁하여 본국정부를 전복하려고 한다는 소문을 본국에 보고하였다. 이 같은 친정부인인 이수정이 귀국한다고 하자 김옥균 계에서 이수정을 암살하려는 음모가 계획되었다”고 오윤태는 생각했다. 오윤태는 이수정이 고종의 총애를 받았으며 처형은 사실이 아닌 추측이라는 주장이다. 이수정과 같이 조선에 왔던 정상각오랑(井上角五郞)은 1886년 7월 14일자 조선에서 동경으로 보낸 통신에 “오랫동안 일본에 체재하고 있던 이수정 씨는 귀국 후 일본에 있을 때 얻었던 지병도 근일에는 점점 쾌차가 있어 건강이 회복되어 가며 국왕은 특별히 그를 사랑하고 우대하며 소중하게 여겨 근일에는 특별히 쌀과 돈을 하사하였다고 한다’는 보고를 했다. 이수정이 보수파의 손에 죽임을 당할 까닭이 없고 동경에서 자객 김의순에게 받은 상처로 별세했을 것이요, 혹은 김옥균 파에게 암살당할 여지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수정이 귀국 후 행적이 없으므로 처형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것도 사실에 근접한 일이 될 수 있다. 장병일은 정치적 정적들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하였다. 보수파에서 이수정을 살해했거나 처형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대인도 <숨겨진 한국교회사>에서 “1886년 5월 4년간의 일본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하였는데 귀국 후 곧 처형된 것으로 전해진다”고 했다. 민경배도 <한국기독교회사>에서 “이수정이 민영익과 같은 보수계 인사와 친숙한 것이 사실이었지만 일본에서 너무 공공연히 활동한 것이 친일의 혐의를 낳고 그래서 귀국하자 곧 관헌에 의해 처형되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광린은 윤치호의 1887년 2월 22일 일기를 소개했다. “장은규, 박영빈 등 6인이 모두 비밀리에 살해되었다고 한다. 야만 정부의 하는 일이 그처럼 잔인하니 우리나라가 발전하지 못함을 어찌 괴이하다고 하겠는가!” 나머지 4명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학생들이 처형되었다면 이수정도 처형되었다고 추측한 것이다. 그가 처형당했다고 할 때 신앙을 버리고 처형을 당했다는 것이다. 김해연도 “이수정은 일본에 머물면서 계속 성경 번역하지 않고 정치에 관심을 두다가 1886년 4월에 귀국했으나 관헌에게 체포되어 처형당했다. 일설에는 배교했다고 하는데 이는 권력을 장악한 보수당의 정치적 보복인 것이며 이수정이 일본에서의 성경 번역과 조선 선교 호소는 마치 ‘마게도냐의 손짓’과 같은 것이다”라고 했다. 이수정이 처형당한 이유도 다르다. 김옥균과 교류한 까닭에 개화파로 몰려 죽었다고 하며, 또 다른 설은 국가에서 금하는 기독교를 믿고 성경을 번역하고 전도한 까닭에 처형당했다고 한다. 이수정이 배교하고 처형당했다면 개화사상에 치우쳤다고 볼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에 입신하고 세례를 받을 때의 감격, 일본 전국 신앙대회에서의 신앙고백, 미국을 향한 선교사 파송의 요청으로 <한국의 마게도냐 인>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고 성경 번역을 한 경력에 대한 큰 흔적이 있다. 김옥균의 일파로 일본에 유학 온 사람들을 전도해서 성경을 가르치고 일본에 최초의 한인교회를 설립한 이수정이다. 그가 불교의 승려인 손봉구를 전도해서 성경을 가르치고 있을 때 “이수정이 순교한다면 자신도 순교할 수 있다”고 고백했었다. 이수정은 숙부가 천주교인으로 순교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받은 감격을 지녔었다. 그는 애국자였으므로 개화사상이 투철했다. 성경 번역을 한 이유도 조국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기 위함이었다. 개화사상가란 서구의 문물을 수용하므로 국가가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조국과 신앙 중 어느 편이 우선이었을까? 자신이 구원받은 영혼으로 조국을 발전시키고 강대하게 하자는 것이 바른 신앙인의 자세라고 한다면 이수정이 그렇게 했으리라고 믿고 싶다. 그러므로 이수정은 순교자로 인정해야 한다. 이수정이 순교했다면 그는 하나님 앞에서 가장 큰 상을 받을 것이다. 그의 행적으로 보아 당연히 상을 받았으리라고 상상할 수 있다.

이승하 목사<해방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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