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싶은이야기] 자그마한 것으로 큰 행복을 만들어 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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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참된 행복이 물질의 풍부함과 살림살이의 넉넉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행복의 근원이 어디이며, 행복의 진리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우리 삶에는 수많은 행복의 조건들이 있다. 그런데 작은 행복들이 찾아와도 놓치고 잃어버리기도 한다. 또 가끔은 작은 행복을 발견하고 기뻐하면서도 사소한 것으로 생각하며 별 의미를 두지 않고 넘어간다. 그러나 우리는 작은 빗방울이 모여 강물을 이루고 티끌이 모여 태산을 이루듯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슬과 같은 아주 작은 보람과 기쁨이 모여 큰 행복을 이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인생에 있어서 작은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나는 다음과 같이 작은 행복에 대해서 강조하고 싶다. 나는 신학교 졸업을 2개월 앞두고 가정을 이루었다. 가난한 신학생이었기에 가진 돈이 없었고, 유산으로 받은 얼마의 적은 돈이 있었으나 가까운 사람에게 빌려주었다가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비가 오면 아궁에서 물이 샘솟듯 나는 집에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궁핍한 형편이라 숟가락, 젓가락, 양은 밥그릇과 국그릇 몇 개가 살림살이의 전부였고, 사과나무 궤짝을 식탁으로 사용했다. 비록 겉으로 볼 때는 허름한 신혼살림이었지만 그때 먹던 식사는 꿀보다 더 맛있었다. 행복은 물질의 많고 적음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또 행복했던 경험은 얼마 다니지 않았던 맹학교 시절의 기억이다. 정부로부터 식량배급이 끊어져 며칠간 굶고 있었을 때 이웃이 썩은 건빵 2-3봉지를 주었다. 그것을 옆 사람과 나눠 먹었을 때 느낀 기쁨과 행복은 말로 다할 수 없었다.

작은 행복에 대해서 중국 작가 린위탕은 “행복이란 자기 침대에서 자고, 부모님이 해 주신 밥을 먹으며, 배우자의 다정한 말을 듣고, 자녀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의 원로작가 웨이웨이는 “새벽 첫차를 타고 일하러 갈 때, 쟁기를 들고 밭으로 향할 때, 따뜻한 콩국 한 그릇을 쭉 들이켤 때,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갈 때,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하루의 계획을 세울 때, 어여쁜 자녀의 입에 사과 한 조각을 넣어 줄 때, 배우자와 함께 한가로이 산책할 때, 친구여, 이때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임을 느끼지 못한다는 말인가?”라고 글로 표현했다.
성서에서도 작은 것이 행복을 주었던 것을 말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벳세다 들녘에서 수천 명에게 천국복음을 열정적으로 전하였다. 그러다 보니 식사 때도 늦었고 많은 사람들이 배고파하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아셨고, 제자들에게 사람들을 위해 먹을 것을 준비할 수 있느냐고 물으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모인 사람들이 너무 많아 돈이 부족하고, 마을도 멀어서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

그때 한 어린아이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기쁘게 예수님께 바쳤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가지고 하나님을 향해 감사 기도를 하시고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나눠 주셨다. 그러자 초자연적인 기적이 일어났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은 것이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돈의 가치로 따져 볼 때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어린아이가 그 작은 것을 바침으로써 5천 명이 넘는 배고픈 사람들을 배불리 먹게 하는 행복을 안겨 주었다. 그런 까닭에 수천억, 수조 원의 돈이 있다는 것만이 인간에게 참 행복은 아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의 은혜로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드는 것, 단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기도하고 하루의 삶을 향해서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참된 행복이다.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평생을 방에 누워서 보내야 하는 사람도 있다. 밖에 나가고 싶고, 걷고 싶고, 일하고 싶어도 사지가 마비되어 누워 있어야만 하는 사람을 생각해보라. 작은 것부터 감사하고 살아갈 때 참 행복이 온다. 행복은 단순하다. 아무런 조건도 이유도 없이 우리 곁에서 언제나 발견하고 찾을 수 있다.
나는 아침 출근길에 맥도날드에 간다. 밤새 경비를 보느라 수고한 분과, 나이트로 수고한 병실 간호사들을 위해 모닝 맥머핀과 커피 한 잔을 사서 전해주고 나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행복을 느낀다. 그 행복은 억만 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다. 커피 한 잔과 빵 한 쪽은 지극히 작은 것이지만 주는 기쁨, 받는 기쁨이 담겨 있다. 이것이 인생의 참 행복이다.

작은 행복에 감사하는 삶이 참 아름답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대단한 사건이나 큰 기쁨이 아니다. 시끌벅적하고 왁자지껄한 드라마도 필요 없다. 평범한 생활 속에서도 자유롭고 홀가분하며 유쾌한 기분을 느낀다면 당신은 이미 행복의 진수를 맛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일상의 행복은 따로따로 흩어진 구슬과 같기 때문에 하나하나 주워서 감사라는 실로 엮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지금부터 주의 깊게 자신의 주변에 흩어진 작은 행복이라는 구슬을 찾아보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주변의 작은 행복을 엮어 큰 행복으로 만드는 법을 잘 아는 사람이다.
예수님께서는 천국이 작은 겨자씨와 같다고 가르치셨다. 겨자씨는 씨 중에서 가장 작은 씨이다. 그러나 그 작은 겨자씨가 자라서 큰 나무가 되면 공중의 새들이 와서 앉아 쉴 수 있어 새들에게 도움이 되고, 새들이 지저귀며 노래하는 소리가 사람들에게도 기쁨과 행복을 주게 된다. 그러므로 나에게 있는 가장 작은 것 중 하나를 가지고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참 행복이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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