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쉼터] 무엇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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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상 계속되는 코로나 사태는 우리 생활을 몹시 어렵게 하였고, 인간관계를 더욱 멀리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경제가 몹시 어려워지면서 인정은 메말라가는 느낌이 들게 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직은 살아가기에 그리 차갑지만은 않은 훈훈한 세상임을 확인하는 일들이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다. 그것은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남을 배려하는 손길이 있으며 반드시 먹고 남아서가 아니고, 영웅심이나 허세가 아니라 진정으로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고 주어진 직분에 충실하기에 일어난 희생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아직은 여기저기에서 살아 움직인다는 사실이 마음 흐뭇하게 느껴진다. 가장 비근할 예로 얼마 전에 신문에 나온 ‘손이 닳아 껍질이 벗겨진 어떤 여성 간호사’의 손을 찍은 사진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였다. 코로나가 번창하는 오랜 기간 집에도 변변히 가지 못하면서 중환자실에서 방호복과 장갑을 제대로 벗지 못해 생겨난 후유증의 손으로, 정말 이웃을 위해 변화된 천사의 손 같은 경이로운 손이라 칭할 수 있겠다. 그는 자신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가랑눈이 내리는 어느 추운 겨울 저녁에 차량 통행도 드문 미국의 시골길에, 곱게 차려입은 노부인이 추위에 떨며 자신의 고급차인 벤즈(VENZ) 옆에 서 있었다. 한 시간도 더 지나 주위가 서서히 저물어가는 때인데 이따금씩 지나가는 차들은 무심히 스쳐갈 뿐이었다. 이때 마침 지나가던 몹시 낡은 차가 멈추었고, 노동자 복장을 한 젊은이가 이 노부인에게 다가와서 ‘도와줄 일이 있는가’를 물었다. 그동안 모두가 외면하고 지나갔지만 이렇게 호의를 보인 사람이 반가우면서도 약간의 의구심을 지니면서, 자동차가 펑크가 났음을 이야기했다. 그 사람은 곧 ‘걱정 말라’는 말과 함께 자기 차에서 장비를 갖고 와서 곧 타이어를 교환했다. 노부인은 젊은이에게 약간의 사례를 하려고 했으나 그는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자신은 ‘앤더슨’이고 근처에 산다고 말하며, 고마우면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갚으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이윽고 집으로 향하던 부인은 몸도 녹이고 시장기도 느껴 마침 근처에 있던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에는 손님도 없이 한가했는데 마침 일하던 웨이트리스가 마른 수건을 가져와 젖은 머리를 닦아주었고, 한눈에 보아도 만삭으로 하루 종일 일을 해서인지 피곤한 기색이 완연했지만 손님을 응대하는 태도가 상냥하고 친절했다. 이윽고 계산을 하기 위해 부인은 100달러짜리를 냈고, 잔돈을 준비해서 테이블로 와보니 부인은 없고 메모가 한 장 있었다. 「당신은 당황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도 오늘 남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오늘 나에게 베푼 친절에 대한 보답이라고 여기고, 당신도 이런 선행을 이어가기 바랍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100달러짜리가 4장이나 더 있었다. 피곤한 줄 모르고 일을 마친 그는 집으로 가면서 이제 곧 아기를 낳기 위해 필요한 돈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집에 가서 남편에게 이 일을 말하고 함께 기뻐했으니, 그의 남편은 바로 앤더슨이었다.

물론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음을 알기에 어려운 이웃에게는 돈을 주어야만 된다고 여기기 쉽지만, 돈이 없어도 이보다 줄 수 있는 더 좋은 것은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즐겁게 하는 말 한마디가 때로는 돈보다 더욱 귀중함을 알 수 있겠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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