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아내가 요구하면 나는 항상 Okay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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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의 대화가 어려운 이유는 남녀의 대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자는 감정 확대형 공감의 대화법을 사용한다. 과정을 얘기하며 감정을 공유하길 원한다. 들어달라는 것이다. 공감해 주고 맞장구쳐 달라는 것이다. 따라서 “속상하겠구나” “그랬구나”라는 공감의 말 한마디가 여자에겐 중요하다. 

반면, 남자는 결론 도출형의 축소 대화법을 사용한다. 남자는 아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과정보다는 결론만 듣고 싶어 한다. 배우자의 이야기를 다 듣기 전에 미리 판단을 내려 버린다. 이야기한 내용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단정 지어 대화가 단절된다. 또 자신이 들은 것이 배우자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 전부가 아니다. 시작도 끝도 없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아직도 스토리가 만리장성 같이 남아 있다. 이렇게 다르니 소통경색이고 대화 단절이다. 말이 통하질 않는다. 그래서 갈등이고 애증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가족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한 아쉬움과 회한이 있다. 반세기 넘도록 지지고 볶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내게도 아내한테 잘해온 일이 한 가지는 있다. 그동안 아내가 무엇을 요구하거나 해 달라고 하면 한 번도 거절하거나 ‘안 돼’ 하고 말해본 적이 없다. 무조건 항상 ‘OK’ 다.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었는지, 아니면 ‘No’라고 할 수 있는 용기가 없었는지 모르겠다. 아내의 어떠한 요구에도 긍정적인 대답을 해 준 것에 대해 아내는 감사하고 있다. 이 한 가지 사실만 해도 나는 참으로 괜찮은 사람이다. 그런데 여기에 이실직고할 더욱 중요한 사실이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해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정말 별로 해준 것이 없는 것 같다. 아내의 요구에 “그래 좋아 해보자” 하며 “OK”라고 말할 때 나는 진정으로 해 주고 싶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며칠이 지나면 50%는 해 줄 필요가 없어진다. 또 1주일쯤 지나고 보면 나머지 50%는 잊어버린다. “그래, OK”라고 말할 때 아내의 기분이 좋고 2주일쯤 지나면 모든 게 무효. 해 줄 필요가 없어지니 나 또한 좋다. 두 사람이 다 좋은 것이다.

내가 “좋아 해 보자” 하면 아내는 “아! 나를 받아들이는구나. 내 말을 들었구나. 그리고 나를 인정해 주는구나” 하며 흐뭇해한다. 받지 않아도 마음은 이미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불평이 있을 수 없다. 있던 불만도 사라진다. 그리고 소속감도 느낀다. 노력을 들이지 않고 얻는 불로소득이다. 아내들 가슴에는 무궁무진한 불로소득원이 있다. 그저 힘 안 들이고 말 한 마디로 얻을 수 있는 엄청난 보고가 아내들에게 있다.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런 보고다. 

남정네들이 그것을 모른다. 그래서 아내들의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평생의 동반자이면서 부부 대화가 안 되는 가정들이 의외로 많다. 

“말해 봐야 나만 손해지. 뻔한걸 뭘 말해요. 그 인간한테 내가 뭘 바라요”라며 손사래를 친다. 몇 번 거절당한 경험이 있는 것이다. 말해 보았자 번번이 퇴짜다. 들어 줄 리도 없고 내 자존심만 구긴 것이다. 그래서 말하고 싶지 않다.

거절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 그것은 대화의 또 다른 장벽이다. 남편들이여, 아내가 무엇을 요구하면 무조건 “OK” 하고 보자. 그때 행복하고 2주일만 지나면 없었던 일이 되는 걸.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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