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쉼터] 어떻게 이런 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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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코로나가 퍼지면서 이를 대처해야 하는 정부를 위시하여 직접 이 전염병을 예방하고 치료해야 하는 방역 당국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게 빨리 퍼져나가 순식간에 전 세계를 뒤엎어버리는 참상을 일으켰다. 그리하여 불과 1년 조금 넘은 기간에 지난 한 세기 동안 일어났던 전쟁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을 능가하는 괴력을 발휘하였고, 그 위세는 아직도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이는 당연하게 세계 경제를 크게 망가뜨리는 결과를 보여주었고 그 위에 사람들의 인성을 무너뜨리면서 평화스러운 인간관계가 허물어지고 알 수 없는 화가 생겨나면서 이유 없이 타인을 공격하는 일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사회는 커다란 불안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연일 아시아인들을 상대로 일어나는 개인적인 분풀이 공격으로 수많은 선량한 시민들이 커다란 곤경에 처해 있다.
이렇게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 중에는 개인의 기지로 잘 마무리되는 일도 있어 그나마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지난달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택 인근에서 산책을 하던 76세의 셰 사오전이라는 중국계 미국인은 웬 괴한이 ‘중국인’이라고 외치며 달려들어 얼굴을 강타했는데, 당황하지 않고 짚고 있던 지팡이를 잡아 오히려 그를 응징하였고 눈언저리에 멍이 들기도 했지만 곧 치료를 받고 완치되었다. 이때 그의 손자가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를 통해 할머니의 치료비를 모금했는데 엿새만에 목표치(5만 달러)의 19배에 달하는 93만 달러(약 10억5천만원)를 넘어섰다. 살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는 이 할머니는 이를 기회로 이렇게 자신을 위해 모금된 돈을 아시아·태평양계(AAPI)공동체에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혀 다시 한 번 훈훈할 정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세상에는 어두운 면이 있으면 밝은 면도 공존하는 법이다.

1992년에 LA에서 미국 역사상 12번째의 흑인폭동으로 기록된 4·29사태가 발생해 4월 29일부터 한 주간에 걸쳐 한국인 소유의 가게를 중심으로 약탈하고 구타하고 심지어는 살해하는 폭동이 발생해 1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내고 다수의 인명이 사상되는 참사가 있었다. 이 사태에서 기적 같은 일이 있었으니, 거의 100%의 흑인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리커 스토어(Liquor Store)를 운영하던 사람은 그 소용돌이 속에서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고 무사하였던 일이었다. 그 자리에서 10년 이상 영업을 하던 한국인 주인은 평소 손님들을 가까운 이웃으로 대하면서 친교를 하였고, 시간을 내어 마을 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었으며, 가난하여 손버릇이 나쁜 사람도 좋은 방향으로 선도하는 인간미를 보여주었기에, 모두가 그를 진정한 이웃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 결과로 폭동이 일어나자 동네 청년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경호대가 형성되어 그 전쟁터 같은 곳에서 안전하게 견디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 후에 서로간의 우애는 당연하게 더욱 돈독해졌으며, 이런 미담이 주위에 알려져 언론에도 보도되는 바람에 우리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음은 물론, 그 후에 추진되었던 한국인과 흑인과의 유대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좋은 결과를 보게 되었다.
사람은 연약하여 약간의 고통스런 일이 닥치면, 먼저 불평하면서 남을 도울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처럼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울 때에 우리 크리스천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한 사명이라 여겨진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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