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많은
이땅에 꽃이 그립다.
사람이 많은
세상엔 사람이 그립다.
가시는 있어도
장미는 향기를 내뿜는데
겉모습은 짙게 다듬고 치장이어도
속마음은 독한 냄새뿐
그 속엔 향기가 없어 실망이다.
살벌한 이 세상이 되는 것은
그 냄새때문이어라.
가시 많은 정글에도
이름모를 꽃들은 향기가 있는데
공원이라 꽃들은 많아도
향기가 없는 우리 사회
서로가 서로를 보며
상을 찌푸리며 고갤 돌린다.
풀이라도 많았으면 좋겠다.
가시 돋힌 세상에
풀들이라도 무성해
서로의 추한 꼴을 가렸으면
그 얼마나 풀내음이라도 맡아보리라.
풀이 돋아나면
언젠가는 그곳에도
꽃이 피어나리니
꽃이 피기만 하면
그렇게 바라는 향기도 풍겨주리라.
꽃이 없고
향기를 잃은
삭막해진 이 땅을 상상하면
그곳이 죽고싶을 정도로 싫은
지옥같은 곳이리라.
호흡이 있는 살아감이
그 얼마나 다람쥐 방울 돌리듯
쳇바퀴 돌리며
그날이 그날로 지루함 뿐일진대
향기없는 그런 일상이 무서워라.
꽃이 그리워라
향기있는 꽃이 그리우듯
맛이 있고 멋있는 사람이 그리워라.
<시작(詩作) 노트>
꽃의 계절이다. 꽃이 좋아 벌과 나비가 찾아와 춤을 춘다. 꽃의 아름다움은 그 모양만이 아닌 그 속에 향기를 품어 밖으로 풍기는 이유일 것이다. 꽃이 그리워 찾았다가 향기가 없으면 실망일 것이다. 이 세상에서도 꽃이 그립다. 꽃이 되기 위해 몸을 가꾸고 치장을 많이 하고 이렇게 저렇게 다듬기 바쁘다. 겉모습이 제 아무리 가꾼다 해도 속마음에서 풍기는 인간미가 없으면 삭막한 사막처럼 메마를 것이다. 오히려 썩은 냄새로 사람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할 뿐 사람간의 공동체는 깨어지고 만다. 꽃이 그리운 것처럼 향기는 더 그립다. 구약 솔로몬의 지혜서인 아가서 3장 6절에 이런 말씀이 있다. “몰약과 유향과 상인의 여러 가지 향품으로 향내 풍기며 연기 기둥처럼 거친 들에서 오는 자가 누구인가”라고 읊었다. 우리도 꽃보다 더 향기로운 사람이 됐으면 한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