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쉼터] 원칙은 지키면서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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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가급적이면 집에 있기를 권유받는 생활을 한 지도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사실 그전에는 매년 한 번 이상 비행기를 탔었는데 이젠 그런 시절이 있었냐고 추억 속에서나 회상하는 일이 되었다. 사실 비행기는 생각보다는 사고가 적은 교통수단이다. 모두가 느끼겠지만 일단 제 궤도에 올라 비행을 하면 정말 하늘에 떠 있는 것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미동도 하지 않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러기에 흔히 이착륙할 때의 10분간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들을 한다. 그래서 나는 비행기를 처음 타던 때부터 지금까지 비행기가 이륙할 때나 착륙하는 시간에는 반드시 안전 운항에 대해 기도를 드리고, 무사히 비행한 후에는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셔서 무사히 비행을 마쳤고, 그러기에 오늘 나는 수백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생각하면서 속으로 싱겁게 웃는 촌극을 연출하곤 했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예기치 못한 사소가 너무도 많이 일어나기에 우리는 항상 조심하고, 또한 불의의 사고가 일어날 경우에는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고 질서 있게 대응하는 훈련을 쌓아야 한다.

40년도 더 지난 사건이 기억난다. 당시 미국에 살던 나는 연말을 맞아 300여 명의 지인들과 함께 호텔의 연회석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성공적으로 진행되던 파티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부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곧 타는 냄새도 나면서 조금은 웅성거림이 있었고 그때 호텔 직원이 사회자에게 와서 비상사태를 전하고 안전하게 대피시키기를 종용했다. 이때 사회자는 순간적으로 사태를 파악하고 비상대처에 들어가면서 재치 있게 처신했다. 화재가 났다라고 멍청하게 소리치기 전에 「예정된 시간 전에 파티를 마치겠는데, 퇴장은 조금 색다르게 하겠습니다. 우선 옷을 다 입으시고 소지품을 챙기시고, 엘리베이터로 나가지 말고 무대 뒤에 있는 계단으로 퇴장하는데, 제가 호명하는 순서대로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씩 손을 잡고 계단으로 내려가면서 ‘서편에 달이 호숫가에 질 때에’로 시작하는 이별의 노래를 부르면서 나가야 합니다.」 하면서 테이블에 있는 번호순으로 질서 있게 퇴장을 시켰다. 사람들은 마치 함께 게임을 즐기는 마음으로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면서 질서 있게 밖으로 나와서 서로의 안위를 확인하고 웃으며 헤어질 수 있었다. 덕분에 즐거운 파티에 대한 추억과 함께, 위기에서 무사하게 탈출할 수 있었던 감격도 함께 누리는 엄청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지난 4월 29일에 이스라엘에서 유대교 전통축제인 ‘라그바오메르’를 즐기던 수만명의 사람들이 압사 사고를 일으켜 최소 44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코로나를 극복한 즐거움에 규정을 어기고 방심한 결과로는 너무 심한 희생이었다. 이를 빌미로 우리가 배우고 알아야 할 일은, 보통의 사회생활에서도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질서를 지키고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준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며, 혹시 그런 사고가 일어나면 지체 없이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대처하는 훈련이 요구된다. 더욱이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지는 코로나 사태와 같은 재앙 속에서는, 잘 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의 경계가 더욱 분명해지고, 편안한 사람과 불편한 사람의 구별이 더욱 쉽게 나타나기에 특별하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어려운 사람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배려가 요구되며 이를 함께 조화시키면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는 감사의 생활태도가 절실하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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