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기부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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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을 내기는 자살하기보다 어렵다. 그러나 기부천사들은 곳곳에 있다. 평생 근검절약하며 모은 전 재산 30억원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 내놓은 노부부가 훈장을 받았다. 또 50년간 과일을 팔아 모은 돈 400억원을 장학금으로 선뜻 내놓은 노부부도 훈장의 영예를 받았다. 행정안전부는 2021.3.2.‘제10기 국민추천포상’자 46명을 선정했다. 국민추천포상은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고 희망을 전한 우리 사회의 숨은 이웃들을 국민이 직접 추천하여 정부가 포상하는 제도이다. 2021년엔 국민훈장 6점, 국민포장 7점, 대통령 표창 15점, 국무총리표창 18점이 수여되었다.①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전종복(81세) 김순분(73세) 부부는 2만원을 벌면 1만8,000원을 저금하는 식으로 평생 아껴모은 재산 30억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기부했다. 이 부부는 ‘평소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 뿐’이라며 ‘떠나기 전에 남은 재산도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②자수성가한 중견기업인인 명위진(79세)대하장학회 이사장도 동백장을 받았다. 명 이사장은 장학회를 설립해 12년간 100억원을 기부하고 병원에도 19억원을 후원하는 등 미래인재육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③서울 명동 입구 건물 모퉁이에서 50여 년간 구두수선을 하며 모은 재산 12억원을 기부한 김병양(84세) 씨와 50년간 과일 장사로 모은 돈 400억원 중 200억원을 대학 장학금으로 내놓고 나머지 200억원 상당의 부동산도 기부하기로 약정한 김영석(93세), 양영애(85세) 씨 부부는 목련장의 영예를 안았다. 이분들 외에도④공무원 출신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5억원을 쾌척한 권오록(85세) 씨,⑤지체장애 2급에도 불구하고 재난현장 등을 다니며 27년간 자원봉사 활동을 펼친 조정현(60세) 씨도 석류장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밖에⑥ 30여 년간 국내외 스포츠 대회 등에서 스포츠 프로그램을 재능 기부한 스포츠 닥터 김태영(57세) 씨는 국민포장을⑦64년간 해녀로 살아오면서 힘들게 모은 전 재산 1억원을 대학에 기부한 부금현(94세) 씨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와같은 기부현상은 2020년-2021년의 ‘사랑의 열매’ 기부에서도 나타났다. 역대 최고 모금액이 모여진 것이다. 전년도엔 6541억원이었는데 이번 연도엔 8462억원이 모아졌다. 개인기부도 29%나 늘어나 2661억원이 모아졌고, 법인기부도 30%나 늘어나 5801억원이 모였으며 익명기부액도 크게 늘어나 5억 4,000만원 기부자(충남 논산)가 나왔다. 아너소사이티 신규가입자도 256명이나 되어 전년도보다 26명이 더 나왔다. ‘사랑의 열매’는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서 주관하고 있는데 예종석 회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우리 국민들은 참으로 위대한 존재”라고 말했다. 최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의장이 5조원(재산의 1/2)을, 김봉진 배달의 민족 창업자가 5500억원을 기부하여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다. 기부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로마의 초대황제인 아우구스투스는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개인재산을 정부에 헌납했다. 로마 귀족들은 여러 특권을 누리는 대신 공공봉사와 기부를 의무이자 명예로 여겼다. 미국에서도 기업가들이 기부에 앞장섰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라면서 일생 중 전반부는 부를 획득하는 시간이고 후반부는 부를 나누는 시기라고 했다. 그는 65세(1900년)때 철강회사를 5억달러에 매각하여 3000개의 도서관을 건립하고 전쟁예방기금도 만들었다. 또 석유 왕 존 록펠러, 자동차 왕 헨리 포드를 비롯해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뒤를 이었다. 한국에선 유한양행의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가 ‘기업의 소유주는 사회’라 하여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세상을 떠났다. 경주 최부자 가문은 17세기부터 10대 300년에 걸쳐 큰 재산을 유지하며 아낌없이 베풀어 사방 100리 안에는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가훈을 지켜왔다. 그들은 권력을 멀리했고 검소하게 살며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오고 있다. 대구의 키다리 아저씨(익명)는 작은 회사를 빠듯하게 운영하면서도 지난 10년 동안 무려 10억원 이상을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기부해왔다. 나는 지금 어떠한가?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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