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비사] 한국교회학-체제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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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더우드의 선교 보고서「한국이 부른다」

1908년 안식년으로 미국을 찾은 언더우드는 미국인들과 미국교회에 한국 선교에 나설 것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 일을 위해 언더우드는 1885년 이후 23년간의 한국 선교를 회고하며 선교보고서를 책으로 펴낸다. 그것이 바로 「한국이 부른다」-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The Call of Korea –Political, Social, Regious-)이다. 어느 역자는 이를 「와서 우릴 도우라」로 번역했는데, 사도행전에 나오는 바울을 부르는 마케도니아인의 간절한 부름을 연상시키는 참으로 적절한 번역이다.

한편 이 책은 한국에 처음으로 상주한 목사선교사였기에 그의 보고는 그 자신 개인의 선교보고가 아닌 한국 선교 전체의 것이었다. 책의 전체적인 구조나 내용이 바로 그러한 것은 의도한 바 아니요 언더우드 자신이 한국 선교에서 가진 고유의 사명의식과 그 선교 수행의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의 부제목이다. 한국이 부르는데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책의 구성은 총 여섯 장인데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1. 국토 2. 국민들의 일상생활 3. 국민들의 종교생활 4. 선교사역의 형태와 방법 5. 한국 선교의 어제와 오늘 6. 각 교파들의 사역.

부제목과 장의 구성은 서로 연결된다. ‘정치적으로’에 제1장이, ‘사회적으로’에 제2장이, ‘종교적으로’에 제3장이 연결된다. 그리고 4-6장은 선교 보고의 내용으로 전개된다.

2. 체제를 중요하게 본 언더우드 – 선교 보고서의 부제목과 구성이 보여주는 것

언더우드 선교 보고서의 부제목과 구성의 공통된 특징이 눈에 띈다. 바로 체제의 중요성이다. 이 책은 분명 선교 보고서이다. 그렇다면 부제목 중 종교적으로가 가장 먼저 나올 법하다. 그러나 정치적으로가 먼저이다. 그 다음이 사회적으로, 그리고 종교적으로는 맨 끝이다. 그리고 한국의 정치적 부름에 해당하는 내용이 제1장 국토이다. 여기서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세계 선교에서 한국 선교가 갖는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국토는 가장 바깥의 문제이다. 이를테면, 중력이 작용하는 지구와 같은 것이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지구를 벗어나면 된다. 어떤 체제 안에는 거기 작동하는 법이 있다. 체제는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다음 사회적 부름-국민들의 일상생활이다. 체제, 즉 국토가 있고 나서야 그 안에서 국민들의 일상생활이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종교적 부름-국민들의 종교생활이다.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국민들의 종교생활 중 무엇이 더 큰 영역인가. 달리 말하면 무엇이 더 큰 체제인가. 바로 일상생활이다. 언더우드는 큰 것부터 달리 말하면 체제부터 다루고 난 후 점점 범위를 좁혀들어 종교생활을 다루고 선교사역을 다루는 서술 방법을 취하고 있다. 체제가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한편 언더우드는 근대 한국에 천국을 건설해갔다. 체제 자체를 기독교로 세워갔다. 체제의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이다.

류금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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