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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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못 박은 노 전 대통령에게서 보듯 정치권력이 인사권을 놓지 않는 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은 요원한 문제다. 그 결과가 어떠한지는 문 정권 4년이 생생히 보여주었다. 정권 비리를 수사한다는 이유로 현직 검찰 총장이 아무런 혐의도 없이 물러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고 수사팀은 전격 해체됐다. 친 정권 검사들의 빗장 수비로 정권과 관련된 주요 수사는 기약이 없다. 언제든지 좌천될 수 있도록 검사장 급 인사규정이 바뀌면 정권의 뜻을 거스르는 어떤 수사도 하기 어렵다. 검찰의 독립이 없으면 공정함이 없고 공정함이 없으면 정의도 없다는 말이 검찰 독립의 의미를 잘 말해준다. 검찰 인사와 조직의 독립성 보장이 핵심이다. 또한 검사의 지위와 조직에 관한 사항을 반드시 사전 위헌심사를 거쳐 의회 절대다수결을 개정요건으로 하는, 법률보다 상위의 조직법으로 규정하도록 헌법에 명시한 이유이기도 하다. 권력은 남용되기 쉬운 중독이다. 철학자 니체는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누구라도 그 과정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화 운동을 했지만 현 정권은 검찰과 싸우며 스스로 괴물이 돼 버렸다. 검찰개혁의 미명 아래 군사독재 시절 못지 않게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적 규범을 파괴했고 역사를 후퇴시켰다. 셰익스피어는 사극 ‘리처드2세’에서 절제를 잃어버릴 때 영국의 피가 대지를 흥건히 적실 것 이며 후손들은 그 어리석음 때문에 신음하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자제의 규범이 사라질 때 견제와 균형 대신 정체와 마비가 들어선다고 했다.
문 정권의 검찰개혁은 허구임이 드러났다. 하는 것 들을 보면 초심을 안다. 정치적 야합까지 불사하며 무리하게 도입한 공수처의 현주소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엄정공평 불편부당의 검찰 정신은 오간 데 없고 정권의 부역자로 전락한 일부 정치검사의 권력욕은 검찰을 무너뜨렸다. 나는 법무장관이지만 기본적으로 여당국회의원이라는 박 장관의 검찰 직접수사 승인 방침은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도 경험하지 못한 노골적인 정권의 검찰 수사 개입 선언이다. 문재인 정권은 야당 복 하나는 타고났다는 말을 들었다. 그만큼 그동안 야당이 못났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 바람의 방향이 달라졌다. 국민의힘이 대통령 복, 여당 복을 누릴 가능성이 켜졌다. 이준석 효과는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낡고 늙고 누추한 586정당, 지치지도 않고 끼리끼리 돌려가며 해 먹는 부족 정당, 단물은 자기네가 짜먹고 빚은 후손들에게 떠넘기는 염치없는 정당, 특권을 대대손손 물려주려는 봉건 정당, 과학을 거부하는 반과학 정당이란 뚜렷한 도장을 찍었다. 국민은 포용의 정치에 목마르다. 복수하는 대통령은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다. 단절보다는 계승할 건 계승하는 다양성의 힘있는 보수를 원한다. 국민의힘은 대동과 동행의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서른여섯 살 이준석 씨가 우중충한 현실정치에도 새바람 새 물결의 힘과 반전의 재미가 필요하다는 오래된 진실을 새삼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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