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꼰대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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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야당 대표가 혜성같이 나타나서 여야 정치계는 물론 이 사회에 호(好), 불호(不好)가 극명하게 다르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그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멀쩡한 사람이 꼰대가 되고, 마음이 청춘인 사람, 청바지를 차려입고 멋 부리던 어르신들이 조금은 위축되어 숨죽이며 그 귀추에 주목하고 있는 현실이다. 자고 일어나보니 늙은이가 되어버린 기분일 것이다. 시대의 흐름 앞에 멍한 기분일 것이다. 나이와 외모가 문제가 아니고, 마음과 생각이 청년이고 사고의 유연성이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은 세대 교체된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직설적인 화법과 돌직구 한방으로 하는 사이다 발언과 솔직담백한 화술이 세상을 지배할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점잖게 대화하고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에둘러 얘기하는 장로 공동체는 조금은 억울함이 있고 불리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자기 소신만 강조하고 남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내 말만 하는 것은 젊은이들에게 환영받지 못할 일이다. 교회에서 2020라이프플랜팀을 구성하여 8년 넘게 사역한 경험이 있다. 팀 구성은 직분과 관계없이 교회등록 5년 미만인 성도, 교회를 잘 모르는 성도들로 구성했다. 첫 회의는 정말 가관 아니었다. 사회적으로 대단한 인재들과 자타가 인정하는 스펙들을 소유한 성도들이 모였다. 한번 회의하면 몇 시간씩은 보통이고, 갑론을박 중구난방 토론하고 물러서지 않는 소신과 논리로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가는 것은 예사였다. 그런데 결론이 나면 모두가 언제 그렸느냐는 듯 원팀이 되어 모아진 아이디어로 일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인데 너무도 잘하는 것이다. 누구도 교회를 안다고 기득을 주장하거나 이런 일은 내가 해 봤는데 하는 식의 주장 없이 너무도 잘해 나가는 것이다. 기존 성도들이 모였다면 ‘나 때는 말이야 이렇게 했다느니, 저렇게 했다느니’ 말도 무성하게 많았을 텐데, 경험과 기득을 주장하며 앞을 예견하는 선지자가 많이 탄생했을 것이다. 참아주고 기다려 주고 경청해 주고 들어준 것뿐인데 사역은 정말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또한 요즘 전국장로회연합회 수석부회장 선거와 장로 부총회장 선거를 보면서 개운하지 못한 맛이 있다. 성숙하지 못한 모습이 보이고, 꼰대 모습들이 보인다. 젊은이들이 어떻게 볼까 염려가 되고 두렵기도 하다. 젊은이들은 고집과 아집, 막무가내식의 소신, 부족함과 미숙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참아주고 기다려 주고 경청해 주면 무궁무진한 잠재력으로 일을 헤쳐 나간다.

성경 말씀처럼 이 세대를 본받지 말아야 한다. 시대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장로로 존재해야 할 것이다. 교회의 행정과 교육도 참고 기다리며 젊은이들의 말을 경청하고 동반자로서 함께 해야 다음 세대가 기존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고 존재하고 다가설 것이다. 다음 세대를 위하여 기도하며 주창하지만, 들어주지 않고 경청하지 않으며 함께 하지 아니하면 소통할 수 없다. 협의하는 과정은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론이 나면 모두 결과에 승복하고 일사천리로 원팀이 되어 진행해야 한다. 우리는 시대정신을 본받아야 하고 디지털 이방인이 되지 말아야 하며, 탐구하고 배우는 일에 남은 열정까지도 불태워야 한다. 젊은이들을 세대 차이로 받아들이지 말고 시대정신으로 받아들이고 소통하고 경청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시대정신으로 젊은이들과 소통하며 계급장을 떼고, 나이와 세대로 살지 말고 시대정신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젊은이들은 지혜롭고 영리하며 명석함을 진정으로 인정하여야 시대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정녕코 꼰대가 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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