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한국교회] 지구의 중심인 성묘교회와 비아 돌로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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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천주교, 아르메니아인, 그리스, 콥트, 시리아, 에티오피아, 루터 교회의 성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서 고난을 겪으시는 마지막 수난 주간은 베데스다 못 가까운 곳인 고난의 길인 비아 돌로로사에서 시작된다. 원래 십자가의 길은 현재의 비아 돌로로사의 지하에 있는데, 십자군 이후에 원형이 훼손될 정도로 많은 기념교회가 들어섰다.
라틴어 Via Dolorosa는 ‘슬픔의 길’이라는 뜻으로 빌라도 법정에서 골고다 언덕에 이르기까지의 십자가 수난의 길이다. 이 길은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향해 걸으시던 약 800m의 길, 곧 골고다에서의 십자가 처형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간직하고 있다. 이 길은 복음서에 근거한 역사적인 길이라기보다는 순례자의 신앙적인 길로 14세기에 프란시스 수도사들에 의해 확정된 길이다. 오늘날 순례자가 걷는 이 길에 마련된 14개 장소는 18세기에 와서야 확정된 것이며, 19세기 이후 고고학 발굴을 통하여 일부 검증되기도 하였다.
전통적으로 예수께서 빌라도의 관정에서부터 십자가에 처형을 당하신 골고다까지 걸어가신 길을 찾아서 오늘날 수많은 순례자가 이용하는 전통적인 길은 현대 예루살렘에 있는 “시온 자매 수도원”의 부근에 있는 소위 ‘에케 호모(ECCE HOMO!/이 사람을 보라!)’(요 19:5) 교회의 아치문 옆에서 시작된다. 현재의 길은 골고다 길을 향해 도로가 나 있는데, 도중에 머무는 곳이 열네 군데가 있다.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실 때 노상에서 일어났던 사건과 관련이 있는 곳이지만, 전설과 관련된 곳도 있다.
제1지점은 예수께서 사형선고를 받으셨던 곳인 빌라도 법정(마 27:26)인데, 본디오 빌라도의 재판정(마 27:11-14)에서 예수의 사형이 확정된 곳으로 헤롯의 친구인 마가 안토니를 위해 지은 안토니아 성채 내에 있다. 예수 당시의 로마 총독부는 가이사랴에 있었으며, 당시 총독 빌라도는 유월절 기간에 자주 일어났던 반로마 시위를 진압하기 위하여 예루살렘에 와 있었다. 제2지점은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신 곳(가시 면류관을 로마 병정들이 씌우고 희롱했던 곳(마 27:31)인데, 가시관을 씌우고 홍포를 입혀 희롱한 곳으로부터 골고다로 향하실 때 군중이 예수를 조롱하였다. 빌라도가 십자가를 지신 예수를 보고 “보라 이 사람이로다”(요 19:5)라고 한 곳에 135년 로마의 하드리안 황제가 세운 에케 호모 아치는 지금까지 남아 있다.
제3지점은 예수께서 처음 쓰러지신 전승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 1856년에 세워진 아르메니안 기념교회가 서 있다. 십자가의 무게와 모양에 관하여는 정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 제4지점은 예수께서 괴로워하시는 모친 마리아를 만나신 전승이 있는 곳이다. 제5지점은 구레네 시몬이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진 곳(마 27:32)이다. 시몬의 아들들은 ‘알렉산더와 수포’(막 15:21)로 알려져 있으며, 바울서신은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 어머니는 곧 나의 어머니”(롬 16:13)라 부르고 있다. 이곳에 1895년에 세워진 프란시스 교회가 있다. 이곳으로부터 비아 돌로로사는 비교적 가파른 경사지를 따라 올라간다.
제6지점은 베로니카가 예수의 얼굴을 닦아드린 전승이 있는 곳이다. 예수의 얼굴을 닦아드리고 돌려받은 손수건에 예수의 초상이 새겨졌다는 전승에 따라 1882년에 기념교회가 세워졌다. 제7지점은 예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신 전승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 1875년에 두 개의 예배당이 세워졌다. 이곳은 예수 당시 성 밖으로 이어지는 문이 있던 곳이다. (히 13:12-13) 제8지점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의 딸들에게 말씀하신(눅 23:27-31)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눅 23:28)라고 말씀하신 곳이다. 제9지점은 예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신 전승이 있는 곳으로, 곱트교회가 서 있다.
제10지점에서 제14지점까지는 목적지인 골고다 언덕 위로 성묘교회(CHURCH OF THE HOLY SCULPTURE) 안에 있다. 제10지점은 예수의 옷을 벗긴 곳인 골고다의 전승이 있는 곳이다. 제11지점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곳(눅 23:33)이다. 제12지점은 예수께서 십자가상에서 운명하신 곳(마 27:50; 막 15:37; 눅 23:46; 요 19:30)이다. 제13지점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를 내린 곳(막 15:46; 눅 23:53)이다. 제14지점은 예수를 무덤에 장사한 곳(마 27:60-61; 막 15:46; 눅 23:53; 요 19:42)이다.
성묘교회는 예루살렘 내부의 서쪽 언덕으로,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걸었던 비아 돌로로사의 끝쪽에 있다. 이곳에서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고 처형을 당하였다. 성경에서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고 묻힌 곳을 골고다(해골이라는 뜻)라고 표기하고 있으며, 기독교인들은 이곳을 제1의 성지로 삼고, 수많은 성지 방문객을 맞고 있다.
335년에 콘스탄티누스는 성묘교회를 지구의 중심으로 선포했지만, 1009년 아랍 파팀 왕조의 하킴(Hakim)이 파괴하였고, 현재의 건물은 12세기 십자군 원정 시대에 복원된 건물이다. 성묘교회는 언덕을 포함하기 위해 2층 구조로 만들어졌고, 입구는 2개의 아치형으로 설계되었다. 교회의 관리는 역사적, 종파적인 이유로 복잡하다. 성묘교회의 내부는 로마 천주교와 아르메니아인의 교회, 그리스 정교회 등에 의해 관리를 하고, 나머지 부분은 콥트교회, 시리아 정교회, 에티오피아 교회 등의 여섯 종파가 분할 소유하며, 각각 다르게 예배를 진행한다. 성묘교회 바깥에 루터교가 개혁교회로서는 유일하게 골고다 인근에 교회당을 건축하여 지금도 예배를 드리고 있다.
예루살렘에 있는 제1의 기독교 성지는 성묘교회가 단연 으뜸이다. 예루살렘을 찾는 순례객마다 아무 생각 없이 이슬람 황금 사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지만, 사진의 각도를 절묘하게 찾아서 황금돔과 황금문 사이에 성묘교회가 중앙에 위치하도록 사진을 주의하여 찍어야 한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성서신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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