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한국교회] 갈보리산 위에 선 십자가 든든히 붙잡고 가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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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무덤이 있는 골고다를 오르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다

파괴되기를 거듭하던 골고다의 성묘교회가 1048년에 부활교회(Anastasis) 부분만이 원상태로 복구되었는데, 이것은 동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9세인 모노마쿠스(Monomachus)가 자원함으로써 이루어졌으며, 결국 1149-1180년에 십자군의 지상과제로 여겼던 예루살렘 고토의 회복과 골고다의 성묘교회 재건이 성취되어 크게 환영받았다. 기독교는 유대교나 로마 천주교나 이슬람과 달리, 시체나 무덤을 중시하는 종교는 아니다. 이 점에서 성묘교회는 순례객에게 예수의 무덤보다는 빈 무덤이 보여주는 부활의 장소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로마 천주교는 사자 숭배와 성인 봉양의 성례를 하기도 하고, 십자가에 고상을 달아서 숭배하기도 한다. 로마 천주교는 죽은 자들의 영혼을 위해서 이 땅에 있는 신자들이 기도하면, 사자의 영혼을 연옥에서 천국으로 옮길 수 있다고 주장한 잘못된 신앙이 중세의 암흑을 불러왔고, 면죄부를 판매하는 악행을 저지르기도 하였다. 이런 잘못된 신앙을 추구하다 보니, 로마 천주교의 성당 안에는 많은 이들이 묻혀 있는 무덤으로 변하고 말았다. 성묘교회는 빈 무덤이므로, 예루살렘을 답사하는 순례객은 골고다에 이르는 고난의 길인 비아 돌로로사를 걸어가면서 십자가를 묵상하는 것이 좋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슬픔의 길을 걸어가는 일에 동참한 순례객에게 나중에 이스라엘 성지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어디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비아 돌로로사를 꼽는다.

비아 돌로로사는 아랍인들이 장사하고 있기에,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를 올라가실 때 요란하던 모습과 별 차이가 없다. 새벽기도를 하는 셈 치고, 미명에 일어나서 갈보리 언덕 골고다를 올라가면서 십자가를 묵상하면 큰 은혜가 임한다. 빈 무덤이 있는 골고다 성묘교회를 오르면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일은 일생일대의 변화를 체험하는 뜻깊은 순간이다. 돌아가신 지 사흘 만에 성경의 예언대로 부활하신 후에 예수의 십자가는 골고다의 채석장에서 발견되었다. 채석장은 헤롯이 예루살렘 성벽을 쌓으면서 필요한 바위를 캐내던 곳이다. 성묘교회 구석에 있는 채석장을 찾는 이가 별로 없지만, 널따란 광장이 있는 장소를 일부러 모색하면서 골고다를 찾는 단체 순례객이 함께 모여 찬송도 하고 말씀을 묵상하기에는 채석장이 최적의 장소이다. 채석장을 성스럽게 단장한 제단 위에 예수께서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신 비아 돌로로사를 재현해 놓았다. 십자가를 묵상하기에 안성맞춤인 영성의 길이다. 요즘은 목에 거는 십자가가 흔하지만, 원래 십자가는 어깨에 지고 가는 것이다. 그래서 성지를 찾는 단체 순례객이 십자가를 빌려서 교대로 어깨에 메고 비아 돌로로사 묵상하면서 걸어가며 은혜를 받고 감격에 북받쳐서 울기도 한다. 어떤 이는 어깨에 걸친 십자가를 감히 끌 수가 없다고 온전히 지고만 걸어가기도 한다. 이런 경험들이 남은 생을 변화된 삶으로 걸어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슬람은 기독교를 반대하기 위해 태어난 종교이기에, 항상 십자가를 파괴했다. 성묘교회도 이슬람에 의해 대부분 파괴된 것이 복원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이슬람을 회교란 부르는 이유는 성화에 회칠하고 십자가를 파괴한 전력 때문인데, 회개하고 주님께 돌아오기를 기도한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성서신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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