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존경받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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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한 편의 설교를 듣거나 명곡을 듣거나 세계적 명화를 볼 때처럼 감동을 주는 일화들이 있다. 다음도 그런 이야기다. (1) 소설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우루과이에 거주하고 있는 헤럴드 아코스타는 자신이 일하는 공장에 출근했으나 신분증의 기한 만료로 작업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더위를 피해 승차 요청(히치하이킹)을 시도했고 지나가던 관용차 한 대가 그를 태워 주었다. 차 안에 들어앉자 헤럴드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운전석에는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이, 조수석에는 부인인 루시아 토폴란스키 상원의원이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헤럴드는 그때 상황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대통령이 나를 차에 태워 주셨다. 그리고 상황을 설명하니 집까지 데려다 주셨다. 이 사실을 나는 믿을 수 없었다. 대통령 부부는 매우 친절했다. 그날 하루 동안 비록 일을 하지는 못했지만 더없이 소중하고 유쾌했다.” 자신의 월급 상당액을 기부하는 것으로 알려진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다. 5년의 재임 중에 받은 급료 중 약 6억원을 기부했고 이 중 4억 3천만원은 서민들을 위한 주택건설사업에 사용했다. 신고된 그의 재산은 약 3억 5천만원인데 이 중 1억 5천만원은 농장이고, 나머지는 약간의 현금과 트랙터 2대, 농기구, 1987년형의 오래된 자동차 한 대 등이다. 이 중 농장은 부인 소유이다. 그는 호화로운 대통령 관저 대신 평범한 시민들의 생활을 느끼기 위해 여전히 농장에서 지내고 있다. 그가 기부하는 이유도 평범한 시민들의 평균 소득에 맞춰 살기 위해서였다. 또 아랍의 한 부호로부터 대통령의 오래된 차를 자신의 총 재산의 4배인 100만 달러(약 13억원)에 사겠다는 제의를 받았지만 그는 그 제안을 거절하였다. 이 사실이 화제를 모으자 그는 “내가 타는 차에 큰 관심을 두지 않기 바란다. 모든 자동차에는 가격이 붙어 있지만 삶에는 가격이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거두고 인간의 삶의 문제에 더 많이 고민하라는 뜻이다. ‘무히카’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삶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다.” 삶을 살아가는 가치-이것은 우리 가슴에 울림을 주고 있다. 언제쯤에나 우리나라도 만인이 존경하는 대통령, 국민들을 위해 주는 국회의원을 볼 수 있을까?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대통령을 본받으라”, “아무개 국회의원처럼 살아라”고 말할 수 있을까. (2) 2021.7.10. 미국 조지아 주의 작은 마을 플레인스는 유명인사들로 떠들썩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내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테드 터너 CNN 창업자, 가수 브룩스 등 약 700여 명이 모였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결혼 75주년 기념식 자리였다. 지미 카터(96세)와 부인 로잘린(93세)은 350여 명의 손님을 직접 맞이했다. 지미 카터는 1976년 39대 대통령으로 취임했지만 4년 뒤 로널드 레이건에 패배해 재선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그는 퇴임 후에 더 빛나는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퇴임 후 고액 강연이나 기업의 이사회 등을 거부했다. 그는 “부자가 되는 것은 자기의 소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세계 각 곳의 저소득층을 위한 집짓기(해비타트)운동에 참여했고 저개발국의 민주적 투표 참관, 질병퇴치 및 인권운동에 헌신해 왔다. 그는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와 50년 전에 지은 작은 집에 살고 있다. 현 시가로 21만 3천달러(2억 5천만원)로 미국 집값의 평균가 이하라고 한다. 2018, WP는 카터 부부가 사는 집은 1961년에 지은 방 2개짜리 농장주택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두 부부는 토요일 저녁마다 이웃집에 걸어가 종이접시에 담은 소박한 식사를 함께 나누고 돌아오곤 했는데 그가 전직 대통령임을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증거는 비밀경호원 3명이 몇 걸음 뒤에서 함께 걷는다는 것뿐이라고 전했다. 이런 대통령을 보는 미국인들은 참 복도 많다. 퇴임 후 살 집을 짓느라 야단법석을 떨지 않고, 독일의 메르켈 총리처럼, 평소 살던 아파트에 살면서 슈퍼마켓에서 시장보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겠나.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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