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성형] 리셋 버튼-순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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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이 제사보다 낫고(삼상 15:22) 

33세 직장인 젊은 남자. 직장에서는 말이 없고 조용히 자기 주어진 업무에만 열중하며 다른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향한다. 주변에서 말을 걸어야 대답하는 정도이며 사내에 취미활동이나 회식 자리에는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겨우겨우 참석하는 직장인이다. 그나마 자신의 업무라도 수행하기에 그냥 그렇게 직장을 버티며 다니고 있다. 주변에서 그런 모습으로 알려진 사람이 집에 오면 컴퓨터 세계 속에서는 전혀 다른 인격의 사람으로 변신한다. 감정이 풍부하고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이버적 인간형이 된다. 사이버 안에서 ‘슈퍼맨’, ‘백두호랑이’라는 닉네임으로 자기가 원하면 뭐든지 얻어낼 수 있는 매우 활동적이고 능력이 많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다. 그 사이버 능력자에게는 최강의 무기가 하나 있다. 능력을 발휘하다가도 맘에 들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그 능력의 버튼 하나가 바로 ‘리셋(RESET)’ 버튼이다. 

컴퓨터를 껐다 켜듯이 매사 일을 쉽게 없었던 것처럼 처음으로 다시 시작하려는 리셋증후군. 리셋증후군이란 최근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병리적 현상으로,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자기가 원하지 않는 상황이면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서 리셋하는 것처럼 현실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라는 뜻에서 유래된 용어이다. 이 용어는 컴퓨터가 오작동을 일으켰을 때 시스템을 초기화시키는 ‘리셋(reset)’과 증후군을 의미하는 ‘신드롬’의 합성어이다. 이 용어는 1990년 일본에서 처음 생겨났으며, 1997년 5월 일본 고베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토막살인 사건의 범인이 14살 중학교 학생으로 컴퓨터 게임광이었던 것이 밝혀지면서 널리 알려졌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 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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