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흥겨운 가락, 신나는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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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은 눈에서 가장 가깝게 있지만 그 눈으로 볼 수가 없다. 자기 흠은 자신이 잘 모르거나, 알더라도 가장 늦게 알 때가 많다. 반대로 자기와 자기 가문(국가)의 장점도 자기 스스로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문화 전통 중에서 몇 가지를 알아보려고 한다. 자기를 바로 알고 상대방(상대 나라)을 알면 최상의 일이 될 것이다. KBS의 「우리말 겨루기」프로그램을 보면 늘 사용하는 우리말이지만 정확히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금방 알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문화재는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다. 재미있는 노래도 있고 신나는 춤도 있으며 맛있는 음식도 있다. 문화재는 유형 문화재와 무형 문화재로 구분된다. 유형 문화재는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남대문은 국보 1호이고(현재는 1호, 2호 등의 숫자를 붙이지 않기로 했다) 동대문은 보물 1호이며 사적 1호는 경주의 포석정이다. 무형 문화재는 형태는 없지만 오랫동안 전해오는 것들 중 문화적,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들을 가리킨다. 종묘 제례악이 무형 문화재 1호이다. 그 밖에 판소리나 전통 춤, 전통 무예 같은 것들이다. 여기서 판소리를 알아보자. 판소리는 ① 창과 ② 아니리와 ③ 발림으로 이루어진다. ‘창’은 노래를 말한다. ‘아니리’는 이야기를 가리킨다. 판소리에는 노래를 하면서 중간에 구성진 이야기도 있어야 한다. 판소리는 노래와 이야기를 함께 하는 것이다. 그리고 ‘발림’은 어깨 춤이나 손짓 발짓 등의 연기를 가리킨다. 노래를 하거나 이야기를 하면서 흥이 나면 덩실덩실 춤을 추는 것도 다 ‘발림’에 속한다. 또 판소리에는 반드시 ‘고수’가 있어야 한다. 고수는 장구를 치며 장단을 맞춰주는 사람이다. 그리고 고수와 판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흥이 날 때 “얼씨구 절씨구” “잘한다” “그렇지” 등의 반응을 할 수 있는데 이것을 ‘추임새’라고 한다. 이것은 판소리를 하는 사람에게 커다란 응원이 된다. 옛날에는 구전으로 내려오던 판소리가 조선 중엽에 지금과 같은 판소리로 정착되었다. 판소리에는 12마당이 있다. ① 이도령과 성춘향이 나오는 ‘춘향가’ ② 효녀 심청이 나오는 ‘심청가’ ③ 착한 아우와 욕심쟁이 형 이야기인 ‘흥부가’ ④ 토끼의 간을 구하려는 거북과 토끼의 꾀를 다룬 ‘수궁가’ ⑤ 조조와 제갈공명 이야기인 ‘적벽가’ ⑥ ‘변강쇠타령’ ⑦ ‘배비장타령’ ⑧ ‘옹고집타령’ ⑨ ‘강릉매화타령’ ⑩ ‘장끼타령’ ⑪ ‘왈자타령’ ⑫ ‘가짜 신선타령’ 등이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가사와 곡조가 함께 전해오는 것은 춘향가, 심청가, 흥부가, 주궁가, 적벽가 등 다섯 마당뿐이다. 판소리는 서민들의 예술이라 못된 양반의 행동을 풍자하거나 백성들의 어려운 삶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판소리는 부르는 방식에 따라 동편제와 서편제로 나누인다. 동편제는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배에서 나오는 소리로만 노래를 부르는 방식이고, 서편제는 기교를 많이 부리며 노래한다. 즉 소리를 만들어서 부른다. 전라도 섬진강을 경계로 하여 동쪽 지방엔 동편제가 서쪽 지방에선 서편제가 유명하다. 판소리를 얘기할 때 꼭 기억할 사람이 신재효라는 사람이다. 조선 말엽에 신재효는 흩어져 있던 판소리를 한데 모아 기록으로 남겨 놓은 사람이다. 그는 당시 천대받던 판소리 명창들의 어려운 생활을 도와주면서 판소리 사설을 모아 책으로 엮어 놓았다. 판소리는 1964년에 중요 무형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조선 영조 때 권삼득이란 명창이 있었고, 최근에 잘 알려진 명창 중에는 박녹주, 김소희, 박종진, 한승호 같은 분들이 있다. 특히 박동진 명창은 적벽가를 잘 불러 중요 무형 문화재 제5호로 지정됐었고, 충남 공주시에 박동진 판소리 교육원이 있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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