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다양성의 인정과 선택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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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의 목소리에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등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 합창이나 현악‧관악‧타악의 모든 악기를 동원하여 오케스트라를 연주할 때, 조화와 일치를 무시하고 어느 한 음이 파열음을 내게 되면, 그 공연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눈을 들어 산을 바라보라. 여러 가지 형태의 나무들이 어울려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이루고 있다. 꽃밭이나 들녘에도 다양한 꽃들이 서로 어울려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다. 눈을 들어 강이나 바다를 상기해 보라. 다양한 물고기들이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기업체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있고, 작은 가계들도 있다. 이들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상호 공존해 가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만일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가계들의 골목 상권까지 모두 차지하여 독점하려고 한다면, 분쟁은 불가피하다. 반대로 중소기업이나 소형 가계들이 대기업의 역할을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담합하여 획일적 경제 평등구조를 만들려고 한다면, 분쟁이 끊이지를 않을 것이다. 따라서 대기업, 중소기업, 작은 가계들이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공존‧공영하려고 할 때, 사회 안정과 평화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는 불교, 기독교, 유교, 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들이 있다. 우리가 상대방의 종교를 존중하지 않고 모든 종교를 인위적으로 획일화하려고 한다면, 여기에서도 분쟁이 끊이지를 않을 것이다. 따라서 자기 종교의 우월성과 특성을 주장하는 것은 좋겠지만, 자기가 믿는 종교를 상대방에게 강요한다면, 이것은 순리에 어긋난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종교를 존중하면서 공존‧공영하려는 공존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인간들의 성품에는 성격이 급하면서 진보적인 성향의 사람도 있고, 지난날 실패의 경험을 교훈 삼아 신중하게 나아가자는 보수적인 사람도 있고, 신중하면서도 온유하고 냉정한 중도적 성향의 사람도 있다. 만일 진보적인 사람이 왜 당신은 나와 같이 진보적이고 개혁적이지 않고 시대에 뒤떨어진 수구꼴통의 사고만을 하느냐고 한다면, 이는 자기 독선에 빠진 내로남불의 사람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반대로 만일 보수적인 사람이 당신은 너무 진보적이고 개혁적인데, 그렇게 너무 앞으로만 나가려고 하다가 시행착오를 일으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질타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중도적인 사람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네 발을 악에서 떠나라”(잠 4:27)라는 성서 말씀을 강조하기도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은 1945년 광복 후 70년이 넘도록 같은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오늘날까지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이 세상에는 왕정이나 군국주의도 있고, 자본주의나 공산주의도 있다. 자유를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도 있고, 평등을 강조하는 사회민주주의도 있다. 대부분 국가들이 선호하는 민주공화주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념들을 자기 나라 국민들이 선택하여 살아가고 있다. 인류 역사는 다양한 이념들 중에서 자기나라 국민들이 자유롭게 선택권을 행사하여 국민들이 평화스럽게 공존해 가고 있다. 국민들에게 다양한 이념 중에서 자유롭게 국민의 선택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세계사의 흐름이며, 그것이 상식이며 순리다. 다양한 이념에 따라 다양한 정당들이 대두한다. 다양한 이념을 배경으로 대두한 정당 중에서 가장 국민의 지지를 많이 받는 정당이 그 나라를 이끌어가는 것이 근대 민주주의 경향이다.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추구하는 민본의식을 거부하는 것은 반민주적 독재의식이다. 여기에는 일시적 효율성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독선적 독재는 결국 무너지고 말 것이다. 따라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내 생각과 다른 것을 인정하면서 공존하려고 할 때,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게 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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