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목단상] 반대만 안 해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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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67년 경신고등학교 동기 첫 번 망년회 때부터 매해 성경찬송 합부로 된 금박 가죽성경을 한 권 사서 예쁜 포장을 해서 망년회 자리에서 기도를 하고 “주의 첫 빛이 동망에 비추이사 사면 퍼져서 퍼져가니 이 어둡던 세계 광명하도다–” 교가를 부르며 그 해 동기회 회장된 친구에게 준다. 동기 자녀들이 대학생 나이가 될 때는 영한 대조판 성경을 선물로 주곤 했다. 2021년까지 50여년 동안 50여 권의 성경을 20여명의 동기와 동기 가정 자녀들에게 전했다. 한 번은 동기 중 이광구라는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야!! 김 목사 지난 망년회 때 나에게 준 성경책 우리 구청장에게 주었더니 아주 좋아하더라”고 잘한 듯이 말한다. 그래 잘했다고 격려했다. 그 해 망년회때 성경책을 구청장에게 주었다는 그 친구가 성경책을 다시 받으면서 “야!!! 종희 목사!! 난 우리 애들이 교회에 가는 것 반대 안해. 나는 늙어서 교회가게 안되네” 하면서 바로 내 옆에 앉아서 밥먹다가 한 말이다. “그래 아주 큰일 한거야. 헌금 많이 주어서 보내” 하고 격려를 했다. 망년회 할 때 기도하는 것도 반대 안 하고 가정에 자녀들이 교회가는 것도 반대 안 한다. 구청장에게 전도도 할 줄도 안다. 이같이 미션스쿨에서의 기독교학교육은 자녀들이 교회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도록 하는 다이나믹한 효과가 있다. 기독교학교에서 기독교의 위대한 유산 복음을 듣고 기독교에 귀의해서 적극적인 신자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록 교회 출석은 못해도 그 자녀들이 교회가는 것에 대해서 반대를 안하는 교육만 되어도 장기적으로 볼 때에 기독교학교에서의 복음선교는 대단한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어떤 일이든지 적극적으로 지지는 안 해도 반대만 안 한다면 일이 사뭇 쉬워진다. 다음 해 망년회 때 그 친구의 말은 내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놀라운 말을 했다. 자기 빌딩에 세 들은 교회가 새 성전을 신축하는데 자기가 교회부지를 200평 그 교회에 바쳤다는 것이다.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다. 여간한 충성스러운 신자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고등학교 학창 시절 기독교학교에서 복음의 씨가 심어지면 교회 출석은 안 해도 크고 놀라운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다. 참으로 성령의 역사는 불신자를 통해서도 놀라운 일을 하신다. 복음의 씨는 대단한 폭발력이 있다. 반대만 안 해도 선교는 된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기독교학교에서 복음을 받은 제1세대는 교회에 안 가도 2세라도 가야 한다. 어느 종교 못지 않게 효를 강조하는 기독교가 한국개신교 초기에 예수를 믿으려면 부모의 반대로 불효막심 배은망덕의 낙인이 찍히기가 일쑤였다. 심지어 집을 뛰쳐나오는 고충을 겪고 신자가 되고 교회 지도자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오늘날 교회에 청소년이 정체 내지 감소 심지어는 교회학교 중·고등부가 문을 닫는 심각한 상황에 반대만 안 해도 청소년이 교회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은 다음세대 청소년 선교에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일이다. 2020년 현재 한국기독교학교연맹 통계에 의하면 전국에 413개 유·초·중·고·대학 등 기독교학교 60여 만명 학생에게 기독교교육을 통한 복음선교는 그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힘써서 할 일이다. 그들이 반대라도 하지 않도록 말이다. 

김종희 목사

• 경신 중ㆍ고 전 교목실장 

• 전 서울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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